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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빛과 공간, 그리고 여백의 미(美) 로 엮어낸 핑거보딩의 미학 - 승섭 인터뷰

    형태만으로는 공간이 완성될 수 없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빛의 고요한 존재가 필요합니다. 낮과 밤, 그림자와 정적, 그리고 은은하게 번지는 반사광—빛의 이 모든 어휘가 건축을 하나의 무대로 바꿉니다. 핑거보딩이라는 작은 세계 안에서 빛은 단순한 조명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움직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각 프레임마다 감정을 새기며, 덧없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들을 영화적인 장면으로 변모시킵니다. 한국에는 여백의 미 (美) 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 본질은 단순한 부재에 있지 않습니다. 본질이 드러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남겨진 여백, 고요함에 있습니다. 전통 한국화, 서예, 건축 등에서 이 철학은 채워지지 않은 공간 또한 채워진 공간만큼이나 의미를 가진다는 생각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독특한 흑백 미학으로 주목받는 한국의 핑거보드 크리에이터입니다. 미니멀한 공간과 빛의 섬세한 활용으로, 그는 가장 작은 움직임마저 시각적 시(詩)로 형상화합니다. 오늘 우리는 @ seungseob.fb 님과 함께 공간과 빛이 교차하는 지점을 탐색하며, 그것이 단순한 이미지를 넘어 경험과 서사, 그리고 오래 남는 순간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기서 승섭님은 빛과 공간, 그리고 여백의 미 (美) 를 자신의 핑거보딩 작업 속에 어떻게 녹여내는지 들려줍니다. (노아) 블랙 앤 화이트 톤의 영상미를 선택하게 된 계기와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궁금합니다. (승섭) 핑거보드 인스타그램 계정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핑거보드의 인기가 많은 줄 몰랐습니다. 한국에서는 정말 극소수만 즐기는 취미거든요. 계정 초창기에는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무기가 필요했습니다. 저는 데크를 메이플 블랭크만 고집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장 멋지게 살려줄 친구들이 검정과 흰색, 그리고 빛과 명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불필요한 것을 덜어내고 본질에 집중하는 승섭님의 창작 철학을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승섭) 저는 미니멀을 추구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활 속에서도 이어지는데, 저는 아이가 두 명 있습니다. 결혼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이를 키우면서 집에서 미니멀을 추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그래서 저는 그걸 창작에서 더 해소하는 것 같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하나의 영상이 아이디어에서 완성되기까지, 승섭님만의 과정이나 루틴이 있으신가요? (승섭) 저는 스케이트를 타던 사람이 아니라 기술 이름을 잘 모릅니다. 기본적인 것들을 제외하면 말이죠. 그래서 우선 다른 분들의 영상을 참고해 라인을 짭니다. 그 이후 음악을 미리 선정해 들으면서 연습을 하고, 촬영을 끝마치면 편집하고 업로드합니다. 항상 같은 과정인 것 같아요. 사진: 승섭 (노아) 핑거보드라는 작은 물건에 끌리게 된 계기와 그것이 개인적인 정체성과 어떻게 이어지나요? (승섭) 저는 가족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기면서 제 개인적인 취미들은 전부 그만두게 되었어요. 예를 들면 농구나 컴퓨터 게임처럼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들이죠. 하지만 핑거보드는 그렇지 않아요.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도 있습니다. 덕분에 집 안에서 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공간도 생겼고, 아내의 도움이 정말 컸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한국 핑거보드 신(Scene)만의 특징이나 분위기를 해외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승섭) 한국 핑거보드 씬은 정말 작습니다. 바로 옆 나라인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예요. 활동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도 100명이 안 됩니다. 그래서 사실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서로 오래 알고 지내면서 편하게 형, 동생 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온라인 플랫폼이나 커뮤니티가 본인의 창작 활동에 어떤 영감을 주거나 영향을 미쳤나요? (승섭) 온라인 플랫폼이나 커뮤니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부터는 마음속에 라이벌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매번 그 라이벌을 이겨내며 발전해 왔죠. 영상 속 실력이든 팔로워 숫자든, 그런 요소들이 또 하나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음악, 영화, 건축 등 영상 스타일에 영감을 주는 요소나 취향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승섭) 주로 음악에서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 영상에서는 간결한 비트를, 사진에서는 서정적인 음악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에요. 사진: 승섭 (노아) 앞으로 실험해 보고 싶은 새로운 영상 스타일이나 콘텐츠 포맷이 있나요? (승섭) 유튜브 긴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이건 시간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라 아직 도전해 보지 못했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크리에이터나 브랜드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승섭) 먼저 동아시아 브랜드들과 함께해 보고 싶습니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브랜드들도 많이 성장해서 정말 멋진 브랜드가 많다고 생각해요. 같이 성장하고 싶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개인적으로 바라보는 한국 핑거보드 문화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승섭) 한국의 브랜드 사장님들이나 커뮤니티 운영진들이 노력을 많이 해서 점점 발전하고 있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사진: 승섭 (노아) 공간의 미니멀리즘이 빛과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듯합니다. 의도적인 비움과 여백이 작품에 어떤 역할을 하나요? (승섭) 감초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이든 영상이든 제가 보여주고 싶은 것에 시선이 집중되기를 바라거든요. 배경이 잡다하면 시선이 분산되니까요. 사진: 승섭 (노아) 앞으로 공간과 빛, 그리고 핑거보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탐색하고 싶은 새로운 영역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승섭) 공간과 빛, 그리고 핑거보드라는 매개체를 통해 더 다양한 사람들과 작업해 보고 싶습니다. :) 승섭 Instagram: @ seungseob.fb 대화가 끝을 향해 갈수록, 승섭님의 작업이 단순히 핑거보드에 관한 것도, 빛과 공간이라는 문자 그대로의 요소에 관한 것도 아님이 분명해집니다. 그것은 가장 작은 움직임에도 무게를 부여하고, 그림자와 정적마저 이야기의 일부로 만드는 하나의 언어를 창조하는 일이었습니다. 승섭님이 만들어내는 흑백의 프레임 속에는 절제와 깊이가 공존합니다. 미니멀리즘은 공허함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오히려 부재와 대비, 그리고 빛 그 자체를 통해 의미가 드러나게 만드는 의도적 선택임을 상기시킵니다. 어쩌면 그래서 승섭님의 영상은 화면이 꺼진 뒤에도 오래도록 여운을 남기는 것일 겁니다. 그것들은 단순히 순간을 포착한 기록이 아니라, 경험을 응축한 결과물이자 공간과 빛, 그리고 덧없고도 시적인 움직임이 이루는 대화입니다. 앞으로 승섭님이 새로운 협업과 더 넓은 지평을 꿈꾸며 나아갈수록, 그가 만들어갈 무대는 점점 더 정교해지겠지만, 언제나 그 고요하고도 의도적인 빛 속에 머물러 있을 것입니다.

  • 손으로 빚는 문화: 장인정신, 커피, 그리고 핑거보딩에 대한 대화 — Mich Sy

    빠르게 움직이는 세상 속에서, 커피 드리퍼 위로 천천히 물이 내려가는 모습을 바라보거나 핑거보드가 공중에서 회전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우리를 깊이 땅에 붙잡아 두는 느낌을 줍니다. 두 행위 모두 정밀함, 인내심, 그리고 일종의 시적인 리듬을 요구합니다 — 공식보다는 감각에 의해 빚어지고, 손으로 직접 만들어집니다. 완벽한 커피 푸어링과 핑거보드 트릭은 무엇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을까요? 둘 다 균형의 행위입니다 — 타이밍, 컨트롤, 그리고 흐름의 조화. 이들은 속도를 늦추고, 귀 기울이며, 손을 의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줍니다. 겉으로 보기엔 스페셜티 커피와 핑거보딩은 전혀 다른 세계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 잔 한 잔에 정성을 담는 바리스타나, 각 라인과 랜딩을 수없이 연습하는 핑거보더와 대화를 나눠보면, 공통된 가치관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정에 대한 존중, 촉각적 표현에 대한 사랑, 그리고 가장 작은 디테일이 때로는 가장 큰 목소리를 낸다는 믿음입니다. 이번 Grind&Slide  에피소드에서는 이 두 세계에 깊은 열정을 가진 한 분을 모셨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Mich Sy, 2019 필리핀 내셔널 컵 테이스터 챔피언입니다. 바(Bar) 뒤에서든 책상 앞에서든, Mich는 두 세계 모두에서 똑같이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 하나는 스팀으로, 다른 하나는 그립 테이프와 움직임으로 가득 찬 세계죠. 이어지는 대화는 그 공통된 사고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커피가 창의성과 만나는 지점, 그리고 장인이란 삶의 방식이 되는 순간에 대하여. 다음은 스페셜티 커피와 핑거보딩 사이에 존재하는 열정, 인내, 그리고 흐름이라는 공통 언어에 대한 Mich와의 대화입니다. 사진: Mich Sy (NY) 독자분들께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MS)  안녕하세요, 여러분! 제 이름은 Mich이고, 스페셜티 커피의 열정적인 옹호자입니다. 2019년에 필리핀 내셔널 컵 테이스터 챔피언십에 출전해서, 제 나라를 대표해 베를린에서 열린 세계 대회에 참가한 최초의 국가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제 삶의 전환점이 되었고, 지금까지도 제 성장과 행복의 원동력이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풀타임 은행원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커피 장비 유통 회사와 커피 로스터리(로스팅 전문점)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커피 애호가들과 카페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죠. 현재는 전업으로 커피 일을 하고 있으며, 배우고, 여행하고, 해외 커피 대회에서 심사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예전에 가지고 있던 Techdeck  핑거보드를 발견하면서 다시 핑거보딩에 대한 열정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필리핀의 Vector FB Shop 과 연결되어 멋진 핑거보드 장비를 접하게 되었어요. DALL-E 로 생성된 이미지 (NY) 핑거보딩과 스페셜티 커피 모두 세밀한 장인정신과 디테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공통된 가치들이 당신의 일상적인 실천 속에서 어떻게 드러난다고 생각하시나요? (MS)  스페셜티 커피와 핑거보딩 모두에서 작은 디테일이 큰 영향을 줍니다! 커피의 경우, 품질의 시작은 농부와 가공업자에서 시작해 로스터(로스팅하는 사람), 그리고 바리스타까지 이어집니다. 이 연결고리는 원산지로부터 품질과 투명성을 보호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하죠. 이 체인의 각 부분에서 작은 실수가 발생하면, 투명성과 품질 사이의 경계가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핑거보딩에서는 보드를 디자인할 때 디테일에 정말 많은 주의를 기울입니다. 휠 베이스, 딥(데크의 곡면 깊이), 킥(양 끝의 곡선), 팝 감각 사이의 균형을 찾으면서 몰드를 최종 확정하기 전까지 많은 테스트를 거칩니다. 한때 저도 직접 몰드를 만들어 보려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사진: Mich Sy (NY) 핑거보드 애호가들은 종종 개인적인 스타일과 창의성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이나 브루잉(추출) 기술에서의 창의성과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까요? (MS)  저는 주로 깔끔하고 테크니컬한 트릭을 즐기는 핑거보더들과, 좀 더 여유롭게 라이딩하고 흐름 중심의 트릭을 구사하는 핑거보더들이 섞여 있는 모습을 봅니다. 커피에서는, 특히 로스팅 과정에서 이러한 창의성이 각자의 스타일과 접근 방식으로 드러납니다. 커피의 원산지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단맛과 전체적인 로스팅 발달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고 하죠. 핑거보딩과 마찬가지로, 같은 핑거보드를 사용하더라도 사람마다 고유한 스타일과 접근법이 있습니다. 이런 점은 커피 로스팅에서도, 심지어 커피 브루잉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어요! 사진: Mich Sy (NY) 스페셜티 커피는 장인적 방식, 지속 가능성, 그리고 커뮤니티 구축의 측면에서 큰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가 핑거보딩 커뮤니티와는 어떻게 연결된다고 보시나요? (MS)  커뮤니티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연결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커뮤니티들은 성장을 촉진하며, 스페셜티 커피와 핑거보딩이 계속해서 의미 있는 존재로 남을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커피 크롤(여러 카페를 돌아다니는 행사), 커피 모임, 브루 파티, 지역에서는 피틱  세션이라고 불리는 모임, 또는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들이 커뮤니티 형성에 기여합니다. 이런 이벤트들은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소규모 그룹과 개인들이 더 성장하고, 지역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사진: Mich Sy (NY) 핑거보딩과 스페셜티 커피 모두에서 진정성과 독창성에 대한 깊은 존중이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두 세계 모두에서 진정성은 당신에게 얼마나 중요합니까? (MS)  진정성과 독창성에 관해서라면, 그 맥락은 항상 투명성 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셜티 커피 분야에서 요즘 뜨거운 논쟁거리 중 하나는 인퓨즈드 커피  또는 과일 공동 발효 커피 의 증가입니다. 이런 유형의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라벨 표기가 부정확하면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존재합니다. 핑거보딩의 경우, Flatface, CatfishBBQ, Prete, Black River 등과 같은 수많은 브랜드들이 오랫동안 업계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은 장인정신과 스포츠에 대한 헌신, 그리고 비전을 통해 산업과 커뮤니티를 지속적으로 지탱해 주고 있어요. 사진: Mich Sy (NY) 두 산업 모두 헌신적인 커뮤니티를 가진 틈새 취미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이런 니치 커뮤니티의 일원이 된 경험이 당신의 관점이나 작업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MS)  저는 소속감을 느끼고,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는 것을 꽤 즐깁니다. 동시에, 이 커뮤니티가 니치 하다는 느낌 자체도 흥미롭고 멋지게 느껴져요. 마치 사람들이 잘 모르는 구석진 카페나, 메인스트림이 아닌 핑거보드 덱 제작자를 발견한 느낌이랄까요. 그런 걸 혼자만 알고 싶기도 하지만, 그 즐거움은 같은 취향과 가치를 이해해 주는 몇몇 친구들과 함께할 때 훨씬 더 커집니다. 사진: Mich Sy (NY) 핑거보딩에서 얻은 통찰이나 기술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접근 방식에 영향을 준 순간, 혹은 그 반대의 경우가 있었나요? (MS)  연습이 완벽을 만듭니다! 올리(ollie)나 팝 쇼빗(pop shuvit) 같은 기술은 쉬울 수 있지만, 다른 트릭들은 숙달하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좋은 커피 한 잔을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사진: Mich Sy (NY) 핑거보드 셋업을 구성할 때 특정한 느낌을 얻기 위해 부품을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커피 원두의 선택과 블렌딩을 통해 맛 프로필을 만드는 것과 어떻게 비교될 수 있을까요? (MS)  저에게 보드 셋업은, 모든 것을 세팅하기 전에 원하는 느낌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먼저 설정하는 과정입니다. 제 최근 셋업은 8equalsD 덱에 29mm BRT 트럭, Oak Wheels M, South Soft 부싱(소프트), BRT 블루 피벗컵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이 셋업은 팝과 느낌이 아주 부드럽고 플레이도 여유로우며, 리얼리틱한 트릭들이 잘 나옵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예요.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지만, 순수하게 카페인을 섭취하는 목적보다는 즐기기 위한  음용이 주된 목적입니다. 어떤 날은 섬세하고 플로럴하며 우아한 커피가 땡겨서 에티오피아 워시드나 파나마 게이샤 같은 커피를 고르게 되고, 또 어떤 날은 과일과 베리 향이 강한 커피가 당겨서 내추럴 프로세스드 커피를 선택하게 되죠. DALL-E 로 생성된 이미지 (NY) 스페셜티 커피 바리스타와 핑거보더들은 종종 한계를 넘어서는 실험과 혁신을 시도합니다. 두 분야 중 어느 하나에서 시도했던 실험이나 혁신의 예를 공유해 주실 수 있나요? (MS)  핑거보딩의 경우, 제가 원하는 완벽한 느낌을 찾는 데 꽤 시간이 걸렸어요.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보드들은 대부분 킥과 콩케이브(데크의 곡면)가 높은 편이라, 부드럽고 낮은 콩케이브 보드를 셋업할 기회를 얻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트럭의 높이와 무게, 휠 크기(팝과 리얼리즘에 영향을 줌), 부싱과 피벗컵의 부드러움 등을 조정하면서 원하는 느낌을 찾았습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같은 레시피라 해도 기준점은 있지만, 필체가 사람마다 다르듯이 브루어(추출하는 사람)마다 접근 방식(유속, 교반 등)이 조금씩 다를 수 있거든요. 다양한 드리퍼와 커피를 시도하면서 결국 자신의 취향과 어떤 커피가 어떤 드리퍼 및 추출 방식과 잘 어울리는지를 알게 됩니다. 한때 저는 서로 다른 그라인더로 분쇄한 같은 커피 원두를 섞어보는 실험을 했어요. 그라인더에 따라 입자의 크기뿐만 아니라 모양도 달라지는데, 이게 추출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실험을 통해 바디감과 단맛 또는 산미를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Mich Sy (NY) 핑거보딩과 스페셜티 커피가 제공하는 섬세한 경험에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감상이 개인의 전반적인 관점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MS)  커피와 핑거보딩 모두에서, 기술을 발전시키고 성장하는 과정 자체에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보람차죠. DALL-E 로 생성된 이미지 (NY) 스페셜티 커피는 새로운 가공 방식과 지속 가능한 실천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고, 핑거보딩은 새로운 소재 같은 기술 발전과 함께 진화하고 있습니다. 두 분야 모두 전통을 존중하면서 창의적인 한계를 어떻게 확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MS)  스페셜티 커피가 발전하려면 뿌리와 기원을 존중하면서도 기술과 혁신을 통해 진화하고 더 지속 가능해져야 합니다. 커피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최근에 들어서야 관심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앞으로 성장하려면 하이브리드 품종이나 새로운 재배 품종과 같은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야 하고, 기후 변화도 대비해야 합니다. 핑거보딩의 경우, Techdeck 과 같은 제품이 계속 생산되고 접근 가능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유지되는 한, 그 뿌리는 언제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Mich Sy 인스타그램: @othermich

  • 상상 속 도면에서 실제 콘크리트까지 – 크리트 닥터, 제이슨 마키

    2025년 첫 번째 장인의 집념 (Maker’s Insight) 으로 돌아왔습니다! 튼튼하고 사실적인 콘크리트 파크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매끄러운 전환부와 섬세하게 제작된 기물을 좋아한다면 제대로 찾아오셨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콘크리트 장애물의 세계를 더 깊이 탐구하기 위해 크리트 닥터( @cretedoctor )의 창립자 제이슨 마키(Jason Maki)와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콘크리트 기물이 갖는 의미와 목적, 그리고 스케이터로서 그가 느끼는 가치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크리트 닥터의 배경에 숨겨진 제이슨의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사진: Jason Maki (NY)   콘크리트 핑거보드 파크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특별한 순간이나 영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JM)  저는 늘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 매료되었습니다. 창의성과 건설 작업은 저를 끊임없이 매혹했죠. 네 살 때 앞마당에서 장난감과 정원 호스를 이용해 디즈니랜드 놀이기구를 미니어처로 만들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때 마당을 몇 번 물에 잠기게 하기도 했죠. 제 창조와 혁신에 대한 열정은 계속되었습니다. 마케팅 수업에서 MLB 미니어처 경기장을 제작하거나, 도자기 수업에서 쿼터 파이프를 조각하는 등 언제나 만드는 일이 좋았습니다. 콘크리트 파크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7년 3월 핑거보드를 발견하면서부터입니다. 즉시 제작과 퍼포먼스의 연결성을 깨닫고 몰두했죠. 콘크리트로 제작하기 전까지 수백 개의 장애물과 파크를 거의 모든 재료를 사용하여 만들어봤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지역 콘크리트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며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별생각 없었지만, 곧 콘크리트의 미묘한 차이를 어디에서나 보게 되면서 더욱 매료되었죠. 특히 자주 방문하던 스케이트파크에서 그런 점들을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Jason Maki (NY)   콘크리트는 빛, 질감, 마모와 독특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이 요소들을 어떻게 미니어처 파크에서 활용해 실제 파크의 느낌을 재현하나요? (JM)  콘크리트는 정말 복잡하고, 제가 아직 프로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배울 점이 아직도 많죠. 하지만 20년 넘게 스케이트파크를 방문하면서 얻은 지식 덕분에 파크의 구조와 디자인을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콘크리트의 특성을 충분히 알고 구조물을 제대로 형성하고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죠.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에서 실수합니다. Jason 과 Scott ( @dynamicfb ) / 사진: @eggz.fb (NY)   콘크리트 구조물은 정밀한 거푸집 작업과 양생 과정을 필요로 합니다. 견고하고 섬세한 미니어처 파크를 만드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으며, 어떻게 공법을 개선하나요? (JM)  콘크리트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면, 그 한계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콘크리트는 압축 강도가 뛰어나지만 인장 강도는 낮습니다. 이를 알고 있으면 다음 파크를 제작할 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게 됩니다. 말씀드렸듯이, 제작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DM이나 유튜브 영상보다 직접 작업하며 얻는 것이 훨씬 많죠. 실전 경험이 기술을 향상시키는 최고의 기반입니다. 사진: Jason Maki (NY)   콘크리트 핑거보드 보울 제작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해 주시겠어요? 예상치 못한 특별한 기술이 있나요? (JM)  실제 건설 과정과 매우 비슷합니다: 땅 파기, 틀 만들기, 철근 넣기, 콘크리트 붓기, 형태 다듬기, 마감하기, 정리하기 등이죠. 하지만 결국 이 크기에서는 조각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수많은 미묘한 움직임과 손의 압력 조정은 반복과 시간을 통해 본능적으로 이뤄집니다. 사진: Jason Maki (NY)   핑거보드 문화가 성장하고 있고 DIY 파크도 큰 역할을 합니다. 본인의 작업이 이 문화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떨까요? (JM)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 성과를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과정을 즐기기 때문에 작업을 했을 뿐이죠. 하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어린 시절 꿈꾸던 일이 실제로 이루어졌습니다. 스캇과 함께 보울을 만들거나, 마이크 슈나이더가 제 작품을 사며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 그리고 블랙리버 스토어 개점 행사에 참여했던 순간들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감정을 선사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계속해서 만들고 혁신하는 일이 제가 유일하게 아는 것이자 제 본질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shifty495 (NY)   본인의 파크를 순수한 기능적 구조물로 보나요, 아니면 공간과 어울리는 가구 같은 존재로 보나요? 미니어처 작업에서 창의성 및 핑거보딩에 대해 어떤 통찰력을 얻었나요? (JM)  무엇보다도 제 파크는 기능적이어야 합니다. 명확하고 편안한 라인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하죠. 작업할 때 가장 자신 없는 파크들은 이 원칙을 벗어난 경우입니다. 미니어처 스케일에서 작업하면 스케이팅과 핑거보딩의 차이를 명확하게 느끼며 새로운 기준을 얻게 됩니다. 사진: Jason Maki (NY)   핑거보딩에 대한 개인적 경험이 미니어처 파크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JM)  저는 블랙리버의 "황금 시대"를 경험하며 자랐는데, 지금과 매우 다릅니다. 그 풍성하고 독특한 문화를 경험한 덕분에 취미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드는 모든 것에 그런 깊이와 이야기를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최근 5년간 만난 스케이터들과 그라인드라인 스케이트파크와의 관계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NY)   프로젝트에 대한 본인의 개인적인 접근 방식은 무엇인가요? (JM)  놀랍게도 저는 모든 디자인과 계획을 머릿속으로만 합니다. 모델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종이에 간단한 스케치를 하는 정도입니다. 저에게는 본능과 느낌이 전부죠! 사진: Jason Maki (NY)  실제로 존재하는 스케이트파크, 플라자, 혹은 건축적 공간 중에서 제이슨님의 디자인에 담아내고자 하는 특정한 장소가 있나요? (JM)  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첫 번째 스케이트파크가 있어요. 제가 유치원 때 정말 깊이 영감을 받아 재현해보고 싶었던 곳이죠—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휘슬러 스케이트파크예요. 단순히 램프 때문만이 아니라, 그 공원이 마치 빙하가 직접 깎아낸 듯 캐나다 로키 산맥 속에 포근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 때문이었죠. 그 외에도 저는 Dreamland Skateparks에서 하는 작업에서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빈 공간이 있으면, 그들은 늘 창의적으로 무언가를 채워 넣거든요. Grindline이 디자인에서 창의성을 밀어붙이는 방식에서도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공원과 자연 환경을 어떻게든 결합할 수 있는 방법—예를 들어 바위 같은 요소를 포함시키는 것—이 있다면, 저는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끝까지, 영원히, 온전히 몰입하면서요. (NY)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제이슨님의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어떻게 상호작용하길 바라시나요? (JM)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바라는 것은 사람들이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순수한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느끼는 겁니다. ‘멋지다’라고 억지로 설득하는 게 아니라,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그런 반응이었으면 해요. 그 이후에는, 작품에 시간을 들여 깊이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뉘앙스와 숨겨진 라인을 발견하며 보상을 받기를 바랍니다. 제이슨 마키 (Jason Maki) 인스타그램: @cretedoctor

  • 목재기물의 기하학적 아름다움 - 필립 에르메스, 홀즈 코프

    안녕하세요, WeOuri의 창립자이자 편집장 노아입니다. 이번 새로운 챕터의 첫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장인의 집념(Maker’s Insight)’이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장인의 집념’은 의 한 갈래로, 핑거보드 커뮤니티에 독창적인 방식으로 기여하는 브랜드와 그 배경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철학, 그리고 창작 과정을 조명하는 코너입니다. 이번 챕터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우리는 홀즈 코프 (Holz Kopf)의 창립자인 필립 에르메스(Philipp Hermes)를 초대했습니다. 필립은 아름다운 기하학과 디자인이 담긴 뛰어난 목재 기물을 제작하는 장인입니다. 그가 핑거보드 커뮤니티에 가져다주는 가치와 창의성은 정말 특별합니다. 지금부터 필립과 홀즈 코프의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사진: Philipp Hermes (NY)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PH)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필립이고, 독일에서 활동하는 28살의 자영업 목공예가입니다. 저는 Holz Kopf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요. (NY)   ‘Holz Kopf’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된 건가요? (PH)  약 6년 전쯤 제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당시 다니고 있던 대학교 수업 중에 이름과 로고를 구상했어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Holz Kopf’는 ‘나무 머리’라는 뜻인데, 독일어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의미도 있어요. 저에게 이 이름은, 로고와 함께, 제 작업을 잘 표현해준다고 생각했어요—머리(생각)를 써서 나무로 무언가를 만드는 일을 하니까요 . (NY)   목재 기물을 만들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PH)  처음 기물을 만들기 시작한 건, 예전부터 제가 직접 원하는 형태의 기물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저는 12살쯤에 핑거보드를 시작했는데, 당시에는 시중에 나와 있던 제품들을 살 형편이 안 됐어요. 다행히 집에 전동 공구들이 있었고, 그걸 활용해서 제 나름대로 기본적인 기물들을 만들기 시작했죠. 심지어 친구들을 위해 나무 데크를 프레스해서 만들기도 했고요. 결국 핑거보드가 저를 목공의 세계로 이끌어준 셈이에요—게다가 제 할아버지가 목수셨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목재 작업이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껴졌어요. 사진: Philipp Hermes (NY)   필립님이 만든 기물들의 퀄리티와 디자인—특히 ‘볼케이노’ 같은 제품들을 보면—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는지 상상이 안 될 정도예요. 어릴 때부터 목공에 관심이 있었나요? 아니면 핑거보드를 시작하고 나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긴 건가요? (PH)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쯤, 그러니까 원래 제 목공 비즈니스를 시작한 지 2년쯤 지난 시점에 다시 핑거보드에 관심이 생겼어요. 처음엔 카본 섬유 데크를 개발하고 싶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죠. 그 사이에 쌓은 기술들과 새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된 장비 덕분에, 더 복잡하고 퀄리티 높은 제품들을 만들 수 있게 되었어요. 사진: Philipp Hermes (NY)   필립님의 기물들은 기하학적인 아름다움과 독창적인 디자인이 인상적이에요. 이런 디자인의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요? (PH)  하나의 부가적인 프로젝트로, 2013년에 Max Eschenbach가 만든 전설적인 ‘Morph Vulcano’를 제 버전으로 재해석해보고 싶었어요. 여러 번의 프로토타입을 거친 끝에 최종 버전 사진을 올렸고, 그걸 계기로 첫 주문이 들어왔죠. 나중에는 ASI Berlin에서 그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경험이 제게 큰 동기 부여가 되었어요. 그래서 핑거보드 관련 제품을 더 본격적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볼케이노의 경우, 말씀드린 것처럼 Max Eschenbach의 Morph Vulcano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기하학적인 측면에서는 제가 우드터닝(woodturning)을 좋아한다는 점이 영향을 주기도 했죠. 전반적으로는 제가 ‘직접 쓰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것, 그리고 기존에 없던 무언가’를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서 디자인을 시작합니다. (NY)   새로운 기물을 만드는 과정을 처음 아이디어가 생기는 순간부터 출시일까지 안내해 주세요. (PH)  보통은 아주 막연한 아이디어나 어떤 것에 대한 흥미에서 시작돼요. 그게 새로운 재료일 수도 있고, 새로운 공정, 형태 등 정말 다양하죠.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구체화되면, 종이에 러프 스케치를 하고, 3D 모델링을 통해 크기나 비율에 대한 감각을 잡아요. 그런 다음 필요한 자재들을 준비해서 첫 번째 프로토타입 제작에 들어가죠. 이후엔 직접 테스트하고, 몇 번의 반복과 수정을 거칩니다. 어느 정도 결과물이 만족스러워지면 사진을 찍고 편집해서 공개해요—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는 거죠. 핑거보드 기물 외에도 여러 부수적인 프로젝트들을 병행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애물들을 판매해서 재정적으로도 유지가 가능해야 해요. 대부분의 경우 저는 제품을 직접 판매하지 않고, ASI Berlin이나 Curious Fingerboards와 같은 파트너를 통해 판매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 번 디자인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 소량 생산 방식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사진: Philipp Hermes (NY)   필립님에게 Holz Kopf와 핑거보드는 인생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PH)  핑거보드는 제게 정말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처음 제 목공에 대한 열정을 불러일으켜 준 계기였고, 지금은 그것을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게 해줬으니까요. 저는 핑거보드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단순한 취미 그 이상이 되었죠. 무엇보다 이 커뮤니티 자체가 최고예요! 핑거보드를 통해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알게 되었어요. Holz Kopf는 저에게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는 삶을 의미해요. 저는 제 일을 즐기면서 남들이 이미 걸어간 익숙한 길보다는, 제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싶어요. 사진: Philipp Hermes (NY)   Holz Kopf 외에,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요? 핑거보드 외에는 어떤 것들에 관심이 있나요? (PH)  목공과 핑거보드 외에도, 저는 볼더링, 스케이트보드, 그리고 버섯을 찾아다니는 산행 같은 신체 활동을 즐겨요. 체스 한 판 제안받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맛있는 음식도 좋아하고, 친구들과 함께 요리하는 시간도 정말 좋아해요. (NY)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PH)  지난 몇 년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멋지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새로운 것들이 계속 찾아올 테니 기대해주세요! 필립 에르메스 (Philipp Hermes) 인스타그램: @holz__kopf

  • 수작업 그래픽과 열전사 프린팅: 감성이냐 기술이냐.

    오늘날 핑거보드 데크에 그래픽을 입히는 방식은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핸드페인팅 , 실크스크린 프린팅 , 열전사(heat transfer)  등, 제작자의 상상력에 현실적인 가능성을 더해주는 여러 방법들이 존재하죠. 그중에서도 열전사 그래픽 은 핑거보드 시장과 데크 제작자들에게 혁신적인 전환점과 큰 이점을 안겨준 기술 이었습니다. 그래픽을 입히는 방식이 다양해졌다는 건, 곧 더 많은 예술 작품이 상상에서 현실로 구현될 수 있다 는 뜻이기도 하죠. 하지만 마치 마술사가 트릭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을 때 비로소 마술이 ‘마법’처럼 느껴지듯, 열전사 기법 혹은 이 ‘미스테리 공식’이 널리 퍼지게 되면서, 해당 방식을 적용한 데크들의 생산량과 공급은 폭발적으로 증가 하게 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핑거보드 제조가 스케이트보드 제조 시스템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서, 그 자체가 하나의 산업화 체계 로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산업화’(industrialization)  라는 단어가 딱 들어맞습니다. 물론 이러한 산업화 덕분에, 상대적으로 생산량이 많은 데크 브랜드들 사이에서 경쟁 혹은 차별화에 대한 동기 가 높아졌고, 이는 곧 소비자들에게 더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또한, 열전사 그래픽을 적용한 데크는 실제로 트릭을 연습할 때,  장애물에 닿은 부분이 마모되면서 남는 리얼한 스크래치와 사용감(wear marks) 을 만들어냅니다. 이 마모 자국은 실제 스케이트보드 그래픽과 동일한 재질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더욱 현실적인 손맛과 성취감 을 제공합니다. 트릭을 익힐 때마다 남는 자국은 말 그대로 노력의 흔적 이 되는 거죠. 열전사 그래픽은 말하자면 노트북 타이핑 과 비슷합니다. 현대적이고, 빠르며, 정밀하죠. 어떤 아트워크는 열전사를 사용하지 않으면 디테일을 제대로 살릴 수 없을 만큼, 고해상도 정밀 작업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Beast Pants의 split ply 위에 Chris의 아트워크가 열전사 방식으로 입혀진 데크 를 본 적 있다면 무슨 말인지 단번에 이해하실 겁니다. 그것들은 단순한 핑거보드가 아니라, 시장에 존재하는 가장 아름다운 예술 작품 중 하나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열전사 그래픽’이 정확히 무엇일까요? 열전사 그래픽은 비닐에 인쇄된 그래픽의 잉크를, 열을 가하는 전용 롤링 머신을 통해 데크 위에 전사시키는 방식 입니다. (이는 일반적인 코팅기계 또는 라미네이팅 기계의 원리 와 유사합니다.) 반면, 핸드페인팅 그래픽 은 종이에 손글씨를 쓰는 것 과도 같습니다. 고전적이고 따뜻한 감성이 있지만, 그만큼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 이죠. 핸드페인팅 그래픽은 제작 과정에서 많은 시간을 요구합니다. 한 겹의 페인트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는 다음 층을 덧입힐 수 없기 때문에,  페인트가 경화되는 시간을 기다리는 과정 이 필수적입니다. 이 때문에 아트워크의 스타일과 복잡도에 따라 몇 시간, 경우에 따라서는 며칠이 걸리기도  합니다. ‘서울’ (Seoul) by Noah Yang - 핸드 페인팅 그래픽 하지만 이러한 시간의 누적은 단순한 ‘공정의 번거로움’이 아닌,  작가의 손길과 감정이 켜켜이 쌓인 흔적 이 되며, 핸드페인팅 그래픽만이 가진 독특한 깊이와 질감 을 만들어냅니다. 기계적 정밀함과는 또 다른, 유일무이한 개성과 따뜻함 이 이 방식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칼럼의 목적은 어느 방식이 더 낫다 고 주장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두 방식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동일하게 가치 있다 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마치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와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펜하이머』 를 비교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아바타』는 최신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정점을 보여준 작품이고, 『오펜하이머』는 놀란 감독이 끝까지 필름 촬영 을 고수하며 만든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영화가 더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바타』는 필름으로는 기술적으로 구현이 불가능한 세계를 다루고 있고, 반대로 『오펜하이머』는 놀란 감독 특유의 아날로그적 철학과 물리적 리얼리티 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디지털로 쉽게 대체될 수 없는 질감과 몰입감을 만들어냅니다. 두 감독은 완전히 다른 방법론 을 택했지만, 결과적으로 모두 걸작을 만들어냈습니다 .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철학, 방법론, 콘텐츠, 그리고 제작 과정의 필연적인 요구들이 어떻게 어우러졌는가 입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필름을 사용했다고 해서 『오펜하이머』가 더 어렵게 만들어졌다고 할 수도 없고,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블루스크린을 썼다고 해서 『아바타』가 더 쉽게 만들어졌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이와 똑같이, 핑거보드의 핸드페인팅 그래픽과 열전사 그래픽 도  각각의 철학과 방식이 존재하며, 그 자체로 완전하고 의미 있는 방식 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방법을 선택했느냐가 아니라  그 방법이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어떤 감동을 주는가 입니다. 모든 데크 제작자들이 들이는 시간과 노력 ,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수많은 시행착오 는 정말로 숫자로는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이며, 웹사이트에 적힌 판매가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40~50달러 정도의 데크 가격 은 단순히 재료비와 인건비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상상력 , 창의성 , 그리고 때때로 좌절감 마저도 포함되어 있죠. 그 모든 감정과 에너지가 담겨 있는 결과물이 바로, 손에 쥐고 있는 그 작은 데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각 방식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 깊이 있게 존중하는 태도 를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방식이 낫고, 어느 방식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기보다는  그 다양성 자체가 커뮤니티를 풍요롭게 만든다는 사실 에 더 많은 가치를 두어야 할 때입니다. 결국, 그래픽을 입히는 모든 방법들 사이에는 단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데크 제작자의 창의력을 해방시키고 ,  사용자에게 기쁨을 선사한다는 것. 이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없겠죠.

  • 비스트 팬츠 수집의 어나더 레벨 - @blinkyyfb

    브랜드 로고를 몸에 문신으로 새길 각오가 있는 분, 얼마나 계신가요? 누군가가 어떤 것의 문신을 새긴다는 건—특히 브랜드 로고라면—그 대상에 대한 헌신과 열정을 나타내는 강력한 표현이에요. 그런 사람에게 그 대상은 더 이상 떨어질 수 없는 존재, 즉 "불가분"이 되는 거죠. 오늘 ‘수집가의 감상’ 에피소드에서는 영국 출신의 핑거보드 애호가를 모셨습니다. 특히 Beast Pants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이 분은, 자신의 핑거보드 컬렉션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예정입니다. 그의 이름은 조 존스(Joe Jones), 인스타그램에서는 @blinkyyfb로 알려져 있죠. 지금부터는 조의 핑거보드(그리고 Beast Pants) 수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진: Joe Jones (NY)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JJ)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조 존스(Joe Jones)이고, 영국 뉴캐슬 출신의 24살입니다. 지금은 멋진 여자친구, 두 마리 고양이, 그리고 도마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어요. (NY)   핑거보드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JJ)  처음 핑거보드를 접한 건 열 살쯤이었어요. 친구가 테크덱 하나를 저한테 줬던 게 시작이었죠. 그 후로 생일 돈이 생길 때마다 전부 테크덱 사는 데 썼어요. 조금 더 나이가 들면서는 블랙리버(Blackriver) 영상들이랑 유튜버들이 미친 듯이 멋진 프로 셋업들을 언박싱하는 영상을 보게 됐는데, 당시엔 그런 셋업을 살 여유가 없어서 늘 갖고 싶다는 꿈만 꿨어요. 한동안은 취미에서 멀어졌지만, 커뮤니티의 콘텐츠는 꾸준히 지켜보고 있었어요. 그러다 2018년쯤 다시 슬슬 손에 쥐기 시작했고, 완전히 돌아오게 된 건 팬데믹 시기였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핑거보드에 빠지게 됐죠. 사진: Joe Jones (NY)   조님의 첫 셋업은 어떤 것이었나요? (JJ)  어릴 적 첫 셋업은 그냥 일반적인 텍덱 완제품이었어요. 특별할 건 없었죠. 그러다 2018년에 처음으로 프로 셋업을 갖게 됐는데, 그건 33.3mm x-와이드 로우 쉐입의 베를린우드(Berlinwood) 데크에 블랙리버(Blackriver) 스트리트 휠이 달린 완제품이었어요. 그러다가 2020년이 오면서, Beast Pants의 34mm ‘Domesticated’ 데크에 완전히 반하게 됐어요. 34mm 블랙리버 트럭에 Oak Wheels의 미니 휠 조합이었죠. (NY)   핑거보드 수집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들려줄 수 있나요? (JJ)  처음 이 미니어처 스케이트보드들을 수집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땐, 언젠가 선반에 진열할 만큼 많이 모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그렇게 진열해 놓고 보니까, 이 고퀄리티 미니 스케이트 제품들을 전시하는 게 정말 멋지다는 걸 깨달았죠. 사진: Joe Jones (NY)   현재 컬렉션에는 몇 개의 핑거보드가 있나요? (JJ)  지금 제 컬렉션에는 총 62개의 데크가 있어요. 일부는 사용한 상태이고, 일부는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새 제품으로 보관 중이에요. 그리고 한정판 스티커 시트, 인그레이빙된 테이프, 직접 손으로 그린 그림이나 메모들도 함께 소장하고 있어요. 사진: Joe Jones (NY)   왜 핑거보드를 수집하시나요? (JJ)  Beast Pants라는 브랜드를 처음 알게 됐을 때, 데크 하나를 구매했어요. 그리고 나서 크리스의 드롭 날짜를 기다리면서 그가 만든 다양한 쉐입과 사이즈를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죠. 제 눈에는 그 어떤 브랜드도 비교 대상이 아니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Beast Pants 제품만을 전문적으로 수집하는 컬렉터가 되었어요. 지금은 2013년에 제작된 것부터 2024년 가장 최근 데크까지 가지고 있어요. (NY)   컬렉션에 제품을 추가할 때, 브랜드나 제품에서 어떤 점을 중요하게 보시나요? (예: 품질, 역사 등) (JJ)  브랜드가 고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고객을 잘 챙긴다면 그게 저에겐 가장 중요해요. 물론 그래픽이나 스플릿 플라이(split ply)도 정말 멋진 요소들이긴 하죠. 하지만 만약 당신이 친절하고 고객 서비스가 훌륭하다면, 그냥 무지(blank) 데크를 팔아도 저는 살 거예요. 사진: Joe Jones (NY)   조님의 컬렉션 중에서 가장 의미 있는 제품은 무엇인가요? (JJ)  제 컬렉션에는 특별한 데크들이 몇 개 있어요. 그중 하나는 검정, 흰색, 보라색으로 된 “BEAST” 로고 데크인데, 제가 Beast Pants 로고를 몸에 문신으로 새긴 뒤, 그 지지를 기념해서 크리스가 선물로 보내준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정말 유니크한 작품인데, Beast Pants에서 제작한 패브릭 바텀 플라이(fabric bottom ply) 데크예요. 이건 커뮤니티 친구인 @squawky_nuts가 군 복무 중 입었던 군용 위장복(army camo) 천을 사용해 만든 퍼 스트라이프 그래픽이에요. 이 데크들은 모두 제 마음속에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마치 인생의 각각의 지점을 기억하게 해주는 체크포인트(checkpoint)처럼요. 사진: Joe Jones (NY)   마지막으로, 이제 막 자신만의 컬렉션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JJ)  그냥 즐기면서 수집하세요. 가장 희귀하거나 비싼 데크가 아니어도 충분히 멋진 컬렉션이 될 수 있어요. 무엇을 수집하든, 그 이유가 본인에게 의미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하고 있는 걸 즐기고 있고, 다른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그게 최고의 방식이죠. 불평할 이유가 전혀 없어요. 조 존스 (Joe Jones) 인스타그램: @blinkyyfb

  • 핑거보드와 기계식 시계: 닮은 듯 닮지 않은 닮은 우리.

    핑거보드와 기계식 시계… 이 두 단어를 나란히 보면, 아마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이 둘이 도대체 무슨 관련이 있지?” 하지만 이 칼럼을 통해, 여러분이 두 세계에 대해 조금 더 친숙해지고, 그 공통된 가치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핑거보드와 시계를 모두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저는 이 두 분야가 공유하는 가치— 잘 만들어진 제품의 가치 , 각각의 아이템이 담고 있는 스토리 , 그리고 그것들이 어디로 우리를 이끌 수 있는지 에 대해 언젠가는 꼭 써보고 싶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기계식 시계를 좋아하신다면, 이 글이 재미있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기를 바랍니다.그리고 혹시 핑거보드는 잘 모르더라도, 이 글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 매력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Noah Yang 먼저, 두 분야의 물리적인 특징 부터 살펴보겠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핑거보드 데크의 폭은 대부분 28~30mm  사이였습니다. 당시에는 이 사이즈가 거의 표준 처럼 여겨졌고, 데크는 대부분 이 크기로 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특히 2010년대 중반부터 데크의 폭이 점점 더 넓어지기 시작했죠.  32mm, 33mm, 심지어 34mm 까지 다양한 사이즈가 등장했고, 특히 브랜드들이 34mm 데크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시장 전체에 꽤 큰 변화로 받아들여졌습니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34mm 데크가 가장 일반적이고 인기 있는 사이즈 중 하나 가 되었죠. 재미있게도, 이런 변화는 시계의 역사와도 닮아 있습니다. 190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제작된 손목시계들도 대체로 작은 사이즈 를 유지하고 있었죠. 당시의 시계들은 대부분 31mm, 32mm , 그리고 커봐야 35mm  정도였고, 그것이 당시에는 일반적인 기준이었습니다. 핑거보드와 손목시계 모두 시간이 흐르면서 사이즈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 가 바뀌었고, 그에 따라 제품의 스펙트럼도 넓어졌습니다. 단순히 ‘크기’의 변화라기보다는, 그 시대의 기술, 미학, 사용자의 감각 을 반영하는 흐름이기도 합니다. 까르띠에 탱크 / 사진 출처: Hodinkee 이런 변화는 시계 업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1972년 ,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가 로얄 오크 “점보(Royal Oak Jumbo)”를 출시하면서, 시계 크기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계의 직경은 39mm 였으며, 이는 당시 기준으로는 ‘오버사이즈’ 카테고리 에 속하는 파격적인 크기였습니다. “직경 39mm의 로얄 오크 5402는, 오데마 피게가 처음으로 시리즈로 제작한 오버사이즈 시계였다.”  (Audemars Piguet Heritage Team, Le Brassus, 2022) 그 이후로 시계들은 점점 크기가 커졌고, 오늘날에는 40mm  직경이 남성용 손목시계의 평균 사이즈 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핑거보드가 28mm에서 34mm로 진화했듯, 손목시계도 시대의 감각과 미적 기준, 착용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사이즈가 조정되어 왔습니다. 이 두 세계는 모두 작은 변화처럼 보이지만, 커뮤니티 내에서는 큰 의미를 가지는 흐름 을 공유하고 있는 셈이죠.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 “점보” 레퍼런스. 15202BC / 사진 출처: Hodinkee 디자인 측면에서도, 핑거보드와 시계는 모두 끝없는 변주가 가능한 세계 입니다. 새로운 색 조합, 신소재의 도입, 독창적인 디자인은 제품 자체를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탈바꿈시키며, 브랜드 고유의 개성과 정체성을 만들어냅니다. 핑거보드에서는 예를 들어 크루저 형태 와 같은 다양한 데크 쉐입이 브랜드마다의 차별점을 보여주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부 브랜드는 카본 섬유 나 심지어 메탈 소재 까지 활용하여 기능성과 미적 요소 모두를 실험합니다. 시계 브랜드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이얼 색상 의 변화는 기본이고, 케이스 소재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 , 골드 , 티타늄 , 세라믹 , 플래티넘  등으로 확장되며, 하나의 모델 안에서도 수많은 버전이 등장합니다. 핑거보드 데크의 스플릿 플라이(split ply)  디자인은 시계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켈레톤(skeleton) 다이얼 과도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두 요소 모두 기능을 시각화하고, 구조 자체를 미적으로 해석 하는 방식으로, 마니아층에게 큰 매력을 주는 디테일이죠. 결국 두 분야 모두 디자인을 통해 단순한 ‘제품’을 넘어, 예술적 표현과 정체성의 수단 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데마 피게 로얄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오픈 워크’ 블랙 세라믹 / 사진 출처: SJX Watches 핑거보드 데크나 럭셔리 시계가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작업 생산 과 한정된 수량 이라는 점입니다. 핑거보드 데크에 사용되는 얇고 정교한 무늬목 , 그리고 하나의 기계식 시계를 구성하는 수천 개의 부품들 —이 모든 것은 단순히 ‘재료비’ 이상의 가치를 지닙니다. 제품의 가격을 결정짓는 요소는 소재의 가격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시키는 시간과 기술 에 있습니다. 하나하나 손으로 눌러 붙이고 갈아내며 만들어지는 데크, 수십 시간에 걸쳐 조립되고 조율되는 기계식 무브먼트—이런 장인정신이 깃든 과정은 그 자체로 브랜드의 품질을 증명하는 지표이며, 수집가와 사용자에게는 기계가 찍어낸 대량 생산품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정적 가치를  부여합니다. 결국, 핑거보드와 시계는 모두 작지만 깊은 세계 입니다. 그리고 그 세계를 구성하는 중심에는 사람의 손 이, 시간 이, 그리고 장인의 철학 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옥’ 스플릿 플라이 / 사진: Noah Yang 하지만 ‘가격’은 판매자가 정하는 것이고, ‘가치’는 고객이 판단하는 것 입니다. 헤르만 사이먼(Hermann Simon)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격은 사람들이 가치를 어떻게 나누는지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제품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우리가 인식하는 가치는 변화한다.”  《Confessions of the Pricing Man》 시계 애호가들에게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그 돈 주고 왜 아직도 기계식 시계를 사요? 그냥 핸드폰 보면 되잖아요?”  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오히려 단순합니다.  시계는 단순히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 입니다. 그 안에는 브랜드의 역사, 기술적 도전, 철학이 담겨 있고, 더 나아가 소유자의 이야기와 감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 가장 가치 있는 시계는 시장에서 가장 비싼 시계가 아니라, 당신에게 의미 있는 시계 입니다. 예를 들면, 부모님이 수십 년간 착용해온 시계를 물려받은 순간, 혹은 인생의 특별한 이정표를 기념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시계를 선물한 순간. 심지어는 전쟁터에서 함께 생존한 시계 까지—그 기억과 서사가 바로 진짜 가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핑거보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미니어처 스케이트보드가 아니라, 그 위에 쌓인 수천 번의 시도, 감정, 순간, 그리고 개인의 이야기가 담긴 오브제입니다. 결국, 가치는 숫자로 매길 수 없는 기억과 연결되어 있는 것 이죠. 핑거보드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닙니다. 그것은 그 사람의 예술적 취향 , 보드의 기능성 , 트럭의 텐션 조절 , 바닥과 맞닿는 휠의 감각  등, 아주 미묘한 취향과 감각을 반영하는 도구입니다. 시계 수집가들 중에서도 수천만원 시계만 모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만원 카시오 시계에서 가치를 느끼는 사람 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가격이 아니라, 그 제품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입니다. 핑거보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신이 오천원 텍덱을 타든, 이십만원 커스텀 핑거보드를 타든,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제품의 가격이 당신의 열정이나 경험의 깊이를 정하는 기준은 아닙니다.  진짜 중요한 건 그 작은 보드 위에서 당신이 얼마나 몰입하고, 기쁨을 느끼는가 입니다. 그 자체가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 제품 포장이 주는 힘.

    브랜드들은 종종 제품 자체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그 제품을 둘러싼 요소들과 고객에게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간과하곤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고객이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것은 제품이 아니라 제품의 포장 입니다. 포장은 단순한 보호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의 첫인상이자, 제품 경험의 시작점입니다. 사진: Noah Yang 마치 취업 면접을 보러 가는 상황을 상상해보세요. 면접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했지만, 정작 면접관과 마주했을 때 자신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 에 대해서는 얼마나 고민해보셨나요? 이것이 바로 첫인상의 중요성 입니다. 면접을 위해 정장을 차려입는 것은 단지 회사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더 나아가 자신에 대한 존중 을 의미합니다. 물론, 마크 저커버그처럼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는 것이 훨씬 간편하지만, 정장을 입고 단정하게 준비하는 것은 그 목표에 진심이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 입니다. 자신에게 투자한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고객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찌 보면, 고객은 여러분의 면접관입니다. 아니, 이미 여러분의 고용주 입니다. 왜냐하면 고객이 여러분의 제품을 개봉했다는 것은, 그들이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돈을 지불했다는 의미 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제품의 포장, 브랜드의 톤, 시각적 아이덴티티는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그것은 고객에게 보여주는 여러분의 '첫인상'이며, 그 첫 만남이 브랜드에 대한 신뢰와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합니다. 사진: Noah Yang 포장은 단순히 제품을 담는 상자가 아닙니다. 그것은 상징이자 아이콘 입니다. 예를 들어, 에르메스의 주황색 박스, 아이폰의 천천히 열리는 박스처럼 말이죠. 핑거보드 커뮤니티 안에도 이미 아이코닉한 패키지들이 존재합니다. Flint의 코르크 포장 , Woob의 얇은 티슈 포장지 , Beast Pants의 그래픽 패키지 디자인 , Skowood의 실크 파우치  등, 각각의 패키지는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반영하며, 고객의 기억 속에 브랜드를 각인시킵니다. 포브스의 로빈슨(2024)은 이렇게 말합니다: “향수, 기쁨, 소속감과 같은 감정적 트리거를 자극하는 패키지는 강한 반응을 유도하며, 구매 의사와 브랜드 애착을 높인다.” 결국 패키징과 언박싱 경험 은 단순한 포장을 넘어, 고객을 구매자에서 팬으로 바꾸는 전환점 이 됩니다. 브랜드의 정체성, 감성, 품질—all of it—처음으로 고객과 만나는 그 순간에 담겨 있는 것이죠. 사진 출처: MVC Magazine 제품 포장은 당신이 작업에 들인 시간과 노력을 존중하는 방식 입니다.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당신의 헌신과 장인정신 을 드러냅니다. 상상해보세요—당신이 고급 브랜드의 가방을 샀는데, 그것이 허술하고 저렴해 보이는 포장에 담겨 있다면 어떨까요? 포장 상태만 봐도 브랜드가 별다른 정성을 들이지 않았다는 게 느껴진다면, 과연 당신은 자신의 소중한 돈이 잘 쓰였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포장은 단지 '포장지'가 아니라, 제품의 완성도 를 보여주는 마지막 레이어이자,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하는 존중의 표현 입니다. 브랜드가 얼마나 자신들의 제품을 자랑스러워하는지, 또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전달하고 싶은지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하죠. 사진 출처: MacRumors 그래서 에르메스(Hermès), 파텍 필립(Patek Philippe), 롤렉스(Rolex)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들은 포장과 제품의 프레젠테이션 에 막대한 자원을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포장은 곧 브랜드의 가치, 문화, 철학을 상징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포장은 고객이 제품을 받고 열어보는 순간에 만들어지는 기억 을 의미합니다. 그 기억은 단순한 구매를 감정적 경험 으로 바꾸고, 브랜드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며, 결국에는 고객을 충성도 높은 팬으로 전환시킵니다. 럭셔리 브랜드가 포장에 진심인 이유는 단순히 예쁘게 보이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제품 그 자체만이 아니라, 그 주변에서 발생하는 모든 경험을 통해 완성된다는 것 을. 사진: Noah Yang 2018년에 실시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제품 포장의 디자인(72%)과 포장에 사용된 재료(67%)가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고 응답했다” (Niv and Harris, IPSOS). 이는 포장이 단순히 제품을 담는 외관이 아니라, 소비자의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임을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소비자는 포장을 통해 제품의 품질과 브랜드의 신뢰도를 판단하며, 어떤 브랜드를 선택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 포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입니다. 사진: Noah Yang 책의 내용이 중요하듯, 책의 표지도 똑같이 중요 합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이 책을 집어 들지 말지를 결정할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표지 이기 때문입니다. 표지는 단지 시각적인 장식이 아니라, 콘텐츠에 대한 배려와 진심을 보여주는 첫인상 입니다. 세오도어 루즈벨트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은 당신이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이 먼저 신경 쓰는 것은, 당신이 얼마나 진심으로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 “People don't care how much you know until they know how much you care.” ) 이 말은 브랜드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고객은 브랜드가 얼마나 대단한 기술이나 제품을 만들었는지보다, 자신들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먼저 느끼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때로 로고나 기능보다 먼저, 포장과 프레젠테이션 을 통해 전달되는 법입니다.

  • 핑거보드 브랜드에게도 리브랜딩이 필요한가?

    많은 사람들은 브랜딩을 단순히 마케팅의 연장선으로 인식합니다. 이런 시각에도 일리가 있지만, 브랜딩의 본질은 단순한 광고를 훨씬 넘어섭니다. 진정한 브랜딩이란 브랜드를 정의할 수 있는 명확한 철학과 비전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고객이 제품과 상호작용할 때 일관된 경험을 하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철학과 비전을 정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효과적인 브랜딩은 이러한 핵심 가치를 성공적으로 전달하고 구현하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브랜딩은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마케팅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낸다면, 브랜딩은 충성심과 감정적 연결을 만들어내어 일회성 구매자를 열렬한 팬으로 바꿔놓습니다. 차이는 분명합니다. 마케팅은 한 번의 구매를 이끌 수 있지만, 브랜딩은 고객이 자부심을 가지고 브랜드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만듭니다. 마케팅이 확성기라면, 브랜딩은 그 안에 담긴 의미 있는 메시지입니다. 기업들은 왜 리브랜딩을 할까? 기업 아이덴티티 리브랜딩—로고, 글꼴, 색상 구성, 메시지 등을 포함하는 작업은 신중한 고려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오늘날과 같은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기업은 때때로 리브랜딩이라는 중요한 결정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히 시각적 요소를 업데이트하거나 슬로건을 수정하는 것 이상의 깊이 있는 전략적 작업입니다. 이는 기업의 정체성을 목표, 시장 환경, 혹은 변화하는 가치와 일치시키기 위한 사려 깊은 노력입니다. 리브랜딩의 이유는 다양합니다. 소비자 취향의 변화에 대응하거나 새로운 전략 방향을 전달하기 위해서 등입니다. 물론 리브랜딩에는 기존의 충성 고객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와 같은 부담이 따르기도 하지만, 그만큼 큰 보상을 가져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리브랜딩이 성공적으로 실행될 경우, 기업의 방향성을 전환시키고, 시장 내 존재감을 강화하며,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활력 있게 만들 수 있습니다. 리브랜딩이 효과를 발휘할 때 리브랜딩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브랜드의 타겟층을 확장하며, 현대적인 매력을 더할 수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저예산 숙소 플랫폼이라는 이미지를 넘어 ‘경험’ 중심의 브랜드로 탈바꿈하며, ‘Bélo’ 심볼을 도입해 ‘소속감(Belonging)’을 강조했습니다. 애플은 한때 틈새 시장을 겨냥한 컴퓨터 제조사에 불과했지만,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의 리더십 아래 브랜드 아이덴티티와 디자인언어를 정교하게 다듬으며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거듭났습니다. 사진 출처: DesignStudio 사진 출처: Lien Design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 소비자 조사, 그리고 점진적인 시각적 변화에 투자하는 기업일수록 리브랜딩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제, 이 개념을 핑거보드 업계에 적용해 볼까요? 핑거보드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리브랜딩을 통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새로운 세대의 사용자와 소통하며, 자신들의 철학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브랜드가 2010년대 초반의 DIY 감성과 하드코어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면, 오늘날에는 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보다 세련된 비주얼 언어와 메시지 전략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핑거보드 리브랜딩 빠르게 변화하고 문화적으로 풍부한 핑거보드 세계에서, 브랜드는 단순한 제조업체 그 이상입니다—그들은 정체성, 반항, 그리고 창의성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틈새시장 안에서도 핑거보드 브랜드는 주기적으로 리브랜딩을 시도합니다. 이는 단순히 미적 요소를 업데이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을 유지하고, 사용자와의 연결을 심화시키며, 변화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리브랜딩은 하위문화의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이자, 브랜드 차별화를 위한 추구이며, 동시에 역동적인 핑거보드 커뮤니티와의 정렬을 위한 약속이 됩니다. 본 칼럼은 핑거보드 브랜드들이 리브랜딩을 시도하는 다양한 동기를 탐구하며,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진정성과 혁신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브랜드가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핑거보드 브랜드는 왜 리브랜딩할까? 핑거보드 브랜드가 리브랜딩을 선택하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는, 변화하는 고객층의 취향과 가치에 적응하기 위함입니다. 핑거보딩 문화는 본질적으로 유동적이며, 스타일, 음악, 태도 등의 트렌드는 세대의 변화에 따라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나 본질적인 가치를 우선시하는 흐름 등, 더 넓은 문화적 움직임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새로운 세대의 핑거보더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며, 동시에 자유와 탐험이라는 커뮤니티의 핵심 정신을 유지하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리브랜딩은 하위문화의 심장박동과 공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됩니다. 또한, 리브랜딩은 치열한 핑거보드 및 스케이트보드 시장에서 차별화를 추구하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FlatFace나 Blackriver와 같은 전통 있는 브랜드부터 UAG F.B처럼 신생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브랜드들이 주목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곧 ‘살아남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 단번에 인식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데크 그래픽, 트럭 디자인, 의류 등이 하나의 표현 수단이 되는 이 문화에서, 전략적인 리브랜딩은 브랜드만의 독창성을 부각시키며, 경쟁자들 사이에서 묻히는 것을 방지합니다. 새로운 모습이 가져오는 보상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이 된 리브랜딩은 핑거보드 브랜드에 변혁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비주얼 아이덴티티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팬층의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오랜 수집가들에게는 브랜드의 신뢰도를 더욱 강화합니다. 예를 들어, 복고풍 미학으로 잘 알려졌던 브랜드가 이제는 대담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전환해, 향수를 자극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반영하는 모습을 상상해보세요. 이러한 변화는 다음과 같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이미지 강화:  리프레시된 로고나 업데이트된 패키징은 브랜드가 혁신적이며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는 새로운 콘텐츠와 진정성 있는 스토리를 찾는 소셜미디어 세대에게 강하게 어필할 수 있습니다. 타깃층 확장:  시각적 언어를 현재 트렌드에 맞게 조정함으로써, 브랜드는 핵심 하비스트(hobbyist)들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중심의 더 넓은 시장과도 소통할 수 있게 됩니다. 혁신 이미지 강화: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브랜드가 단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선도하고 있으며, 뛰어난 장인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핑거보딩 씬에서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이미지 교체가 아닌,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 그리고 커뮤니티에 대한 약속을 새롭게 다지는 행위입니다. Noah Yang 으로 리브랜딩 하기 전 ‘워드’ Noah Yang 이 리브랜딩 이후 처음 공개한 스플릿 플라이 “Flower Jul”. 재창조의 위험성 하지만 핑거보드 씬에서의 리브랜딩은 고유의 리스크를 동반합니다.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변화가 억지스럽거나 진정성 없게 느껴질 경우, 오랜 시간 브랜드를 지지해온 팬들을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핑거보딩 커뮤니티는 자신들만의 문화에 대해 매우 강한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급격한 변화는 종종 반발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급격하게 재설정하는 것은, 원래의 스타일과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팬층을 소외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리브랜딩에서 흔히 발생하는 실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핵심 커뮤니티 소외:  브랜드가 본래의 아이덴티티에서 너무 멀어질 경우, 장기적인 지지자들은 자신이 사랑했던 브랜드와의 연결이 끊겼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메시지 혼란:  브랜드 정체성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일관성이 없을 경우, 소비자는 브랜드의 방향성과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고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실행 오류:  제품 간 디자인의 불일치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실수조차,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결국 핑거보드 브랜드에게 있어 리브랜딩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다듬는 것’에 가깝습니다. 핵심은 변화를 통해 진화하면서도, 기존 커뮤니티와의 연결고리를 잃지 않는 균형을 유지하는 데 있습니다. 성공적인 리브랜딩을 위한 전략 핑거보드 리브랜딩의 성공은 혁신 과 진정성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잡는 데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인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깊이 있는 커뮤니티 참여:  핵심 팬층과의 소통은 리브랜딩의 시작 단계부터 이루어져야 합니다. 설문조사, 포커스 그룹, 베타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실질적인 피드백을 수집하고 반영하세요. 단기적인 반응에 급급하지 말고, 브랜드의 장기적인 방향성과 커뮤니티와의 신뢰 관계를 고려하는 인내심 있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점진적인 변화 도입:  브랜드의 익숙함을 해치지 않으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하려면 단계적인 롤아웃 전략이 유효합니다. 이러한 점진적 진화는 충성 고객의 반발을 줄이고, 브랜드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이어나가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관된 메시지 전달:  로고, 웹사이트, 패키징, 소셜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리브랜딩의 모든 요소가 하나의 서사를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브랜드의 유산을 존중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인 비전을 명확히 보여주는 내러티브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창의적인 협업:  진정성 있는 핑거보더와 디자이너와의 협업은 리브랜딩에 신뢰와 문화적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업은 단순히 트렌드를 따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어야 합니다. 커뮤니티 내에서 진짜로 존중받는 인물과의 파트너십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이고, 더 넓은 관심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리브랜딩은 단순한 새단장이 아닌, 브랜드 철학을 재확인하고 미래를 재설계하는 과정입니다. 핑거보드처럼 진정성과 창의성이 중요한 씬에서는, 그만큼 섬세하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결론 핑거보드 리브랜딩은 단순한 겉모습의 변화가 아닙니다. 이는 브랜드의 미래 궤도를 재정렬하는 전략적 작업으로, 성공적으로 수행될 경우 새로운 팬층을 끌어들이고, 기존의 유산에 신선한 생명을 불어넣으며, 지속 가능한 성공의 길을 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기술을 완벽히 착지하는 것처럼, 성공적인 리브랜딩에는 정확성 , 적절한 타이밍 , 그리고 진정성에 대한 확고한 신념 이 요구됩니다. 비록 틈새시장이지만 활력 넘치는 핑거보딩 세계에서 살아남는 브랜드는 변화의 균형을 능숙하게 조율하는 곳들입니다. 즉,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유산의 소중한 요소들을 존중하면서도, 과감하게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지닌 브랜드들이죠. 이때 성공적인 리브랜딩은 커뮤니티의 가치와 열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그것과 진정성 있게 연결되는 데서 출발합니다. 결국 리브랜딩은 단순히 시각적 요소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내러티브를 재구성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는 데 그 의미가 있습니다. 효과적인 리브랜딩은 브랜드 철학과 목적 중심의 제품을 강하게 전달하고 강화함으로써, 고객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단순히 새로운 로고만으로 인식을 바꾸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진짜 변화는, 변화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고, 그 변화를 통해 고객을 설득하는 데에서 비롯됩니다.

  • 핑거보딩이 건축적 원리를 반영하는 방식 - 길 디아스

    핑거보딩의 확장 가능성은 어디까지일까요? 개인적으로 저는 한계가 없다고 믿습니다. 핑거보드를 할 수 있는 장소라면 완벽한 대리석 테이블이든, 거리의 거친 콘크리트 난간이든, 네 바퀴가 굴러갈 수만 있다면 우리에겐 충분합니다. 이러한 생각이 이번 디자이너의 철학(Designer’s Ethos)  에피소드 주제로 이어집니다: 바로 핑거보딩과 건축의 관계입니다. 언뜻 보면 두 영역은 무관해 보일 수 있지만, 이 글에서는 두 분야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밝히고자 합니다. 건축은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을 형성합니다. 핑거보딩을 위한 숨겨진 장소가 가득한 활기찬 도시 풍경부터 집에서 직접 만든 핑거보드 파크의 아늑한 공간까지 다양하죠. 핑거보드 애호가에게 건축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창의성과 탐험의 캔버스입니다. 이번 디자이너의 철학 에피소드에서는 포르투갈 건축가이자 핑거보더로 활동하는 길 디아스(Gil Dias)와 함께합니다. 핑거보딩 커뮤니티에서는 @professor_gil_fingerboarding 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죠. 우리는 함께 디자인과 놀이가 교차하는 지점을 탐구하며, 건축이 우리의 주변 공간뿐만 아니라 그 공간으로부터 얻는 기쁨과 영감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본인의 배경과 처음 건축에 흥미를 느낀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특별히 열정을 느낀 순간이 있었나요? (GD) 저는 어릴 때부터 건축에 매료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우리의 기억을 형성하니까요. 할머니와 할아버지 집부터 제가 다닌 유치원, 학교, 그리고 삶의 중요한 순간이 담긴 집까지 어린 시절 공간에 대한 생생한 기억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을 할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건축에 대해 항상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말해 건축학과에 입학한 이후에야 진정한 열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론 수업과 실습 수업을 통해 매우 많은 지식을 접할 수 있었죠. 어떤 주제든 더 많이 알게 될수록 열정은 깊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열정이 싹트기 시작한 특정 순간을 꼽아야 한다면, 아마도 대학에서 공부를 하던 시기일 것입니다. 몇 달 동안 점차 깨달음을 얻으면서,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보다 훨씬 더 큰 무엇인가의 일부라는 걸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건축은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구에서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며, 그것이 바로 물리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진: Gil Dias (NY) 핑거보딩과의 여정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습니다. 건축과의 유사성을 발견하게 된 다른 영향들이 있었나요? (GD) 유사성에 대해서는 확신할 수 없지만, 물리적 모형 제작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포르투갈의 FBPT 포럼이 등장했을 때 저는 건축 모형에 사용했던 재료들을 그대로, 혹은 새로운 재료를 시도하며 핑거보드 램프를 많이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핑거보딩과의 여정은 제가 스케이팅을 많이 하던 시절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저도 주변에 있는 것들로 손가락을 이용해 스케이트보드 트릭을 따라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제가 처음 사용한 것은 작은 지우개였는데, 테일 부분에 그립테이프를 붙여 사용했었죠. 이후 1997년쯤, 지역 스케이트숍인 Marteleira에서 Tech Deck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Think 모델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는 약 95%의 시간 동안 핑거보드를 주머니에 넣고 다녔습니다. 본격적으로 핑거보딩 장면을 접한 건 2006년 Miguel Tavares의 유튜브 영상 'Portuguese Fingerboarding'을 본 이후였습니다. 그 영상을 통해 성장하고 있는 핑거보딩 커뮤니티를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기본적인 올리와 슬라이드를 넘어 제대로 된 트릭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건축가들은 흔히 디자인에서 기능성과 미학의 균형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본인은 어떻게 이 균형을 이루며, 핑거보딩에도 이러한 개념을 확장할 수 있을까요? (GD) 저는 기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즉, 미학은 항상 기능성을 따라야 하며, 절대 기능성을 압도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구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 우리는 미학이 종종 지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모든 것은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버려지며, 짧은 수명을 가집니다. 이런 경향은 일상적인 물건뿐만 아니라 음악, 스케이트보드 그래픽, 패스트 패션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건축과 건설이 엄청난 양의 오염과 에너지 사용, 자원 소비에 책임이 있는 만큼, 이러한 '단명 디자인'의 트렌드에 도전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기능성은 해결책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건물이든 어떤 물체든 수명이 길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원 소비가 줄어들 것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지속적인 새로움에 대한 욕구를 벗어나게 된다면 더욱 그렇겠죠. 건축물은 미래의 요구에도 적응할 수 있으면서도 현재의 기능적 요구를 가장 잘 충족해야 합니다. 최근 포르투갈과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극단적인 사례처럼, 건축물은 극한의 환경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화재에 강하고 기밀성을 가진 건물, 강화유리를 사용한 특정 공간, 튼튼한 기초 위에 지어진 구조, 효율적인 빗물 배수 및 저장 시스템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핑거보딩에 연결시키자면, 핑거보딩 세계의 데크 제작자들과 다른 창작자들도 최적의 기능성을 목표로 하면서도 미학을 고려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그라인딩 가능한 표면과 엣지, 질 좋은 마모성, 내구성 있는 재료, 그리고 현실적인 외형을 원합니다. 스톤드 옵스타클스(Stoned Obstacles) 와 같은 주요 브랜드들은 이미 진정성과 내구성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 이러한 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건축과 핑거보딩 모두에 필수적인 가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자유, 창의성, 정밀성 등 어떤 것일까요? (GD) 완전한 사고의 자유, 틀을 벗어난 사고 능력, 그리고 심지어 틀을 벗어난 감각적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핑거보딩이나 예술 창작에서 몰입 상태(flow)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단지 지능, 기능, 수행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겁니다. 때로는 트릭을 성공시키거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하지만, 다른 때에는 해답이 마치 저절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이를 저는 "의도적으로 방향을 정해 투자하고 그 결과를 얻는 것"과 유사한 개념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매우 폭넓은 개념이며, 해석과 적용에 있어 다양하게 열려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건축과 핑거보딩은 모두 물리적 공간과 깊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두 활동이 공간의 활용 측면에서 어떻게 겹친다고 보시나요? (GD) 저는 스케이트보딩이 공간과 훨씬 광범위한 물리적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은 이언 보든(Iain Borden)이 자신의 책 『스케이트보딩, 공간 그리고 도시』(Skateboarding, Space and the City)에서 매우 잘 설명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강력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평범한 공간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는 능력은 스케이트보딩과 핑거보딩이 공유하는 특성입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도시의 가구나 조형물, 일반적인 구조물로 보일 수 있는 것들이 스케이트보더와 핑거보더에게는 흥미로운 장소가 되죠. 반면 건축은 우리가 도시, 마을, 또는 작은 랜드마크라 부르는 인공적 환경 내에서 삶이 전개되는 구성 요소의 집합체 역할을 합니다. 건축은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며, 서로 다른 사고 방식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독특한 시대에서는 이러한 관점이 매우 소중하다고 믿습니다. 새로운 사고 방식에 대한 필요성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직면한 엄청난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조직과 생산 형태가 등장해야 합니다. 건축 역시 스케이트보딩처럼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공간을 재구성하고 재고하도록 격려하는데, 이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많은 핑거보더들은 새로운 트릭을 배울 때 매우 유연하고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건축 디자인에서 도전 과제를 다룰 때 비슷한 과정이나 마인드셋이 있을까요? (GD) 우리의 마인드셋, 즉 집중된 노력과 심층적인 연구, 그리고 적극적인 시행착오는 결과를 얻는 데 있어 핵심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카메라 앞에서 매우 어려운 트릭을 몇 시간씩 시도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케이팅과 마찬가지로, 저는 과정을 즐기는 편을 선호합니다. 탐구하고 즐기면서 언젠가 다시 그 트릭에 도전하는 방식이죠. 몇 번의 시도 후 성공하거나, 아니면 잠시 멈추고 돌아와서 재도전합니다. 건축 디자인에서도 이러한 마인드셋은 기능적 연구에 깊이 몰두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의 기능적인 측면을 완전히 숙달하게 되면, 프로젝트를 다시 방문해 거의 처음부터 재작업하고, 처음의 의도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스케이팅처럼 때로는 트릭을 실패하거나 다치기도 하고, 마감을 놓치거나 프로젝트를 현재 상태에서 마무리 지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핑거보더들에게 공간은 움직임을 형성하고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마찬가지로 건축은 인간의 경험을 형성하죠. 본인의 디자인이 사용자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길 바라나요? (GD) 저는 두 명의 파트너와 여러 협력자들과 함께 건축사무소인 LUPAstudio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작업에서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결국, 건축의 진정한 성공 척도는 수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의미 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오랜 시간 견딜 수 있는 건물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한다면 우리는 성공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많은 고객들이 우리가 디자인한 공간에서 지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고 피드백을 주곤 합니다. 이런 반응을 받을 때마다 정말 행복하지만, 한편으로는 계속 발전하고 더 멀리 바라보며, 내구성, 적응성 및 회복력을 우선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목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일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는 그 성과를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임감도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아직 스틸 프로파일을 커브나 좌석 모서리에 활용할 기회가 없었는데, 적합한 프로젝트가 나타난다면 꼭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사진: Gil Dias (NY) 리스본과 포르투가 국제적인 디자인 허브로 인정받고 있는 가운데, 포르투갈 건축과 핑거보딩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특별히 돋보이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GD) 제 생각에 포르투갈 건축이 뛰어난 이유는 역사적으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데젠하스카(desenrasca)'라는 특성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법을 배웠으며, 이는 건축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도 나타납니다. 리스본과 포르투가 디자인 허브로 인정받고 있는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아마 우리의 직설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는 디자인뿐 아니라 핑거보딩에도 적용됩니다. 오크 휠(Oak Wheels) 의 리카르도가 주최하는 Páteo Pro 핑거보딩 행사에서 이런 진정성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이 매우 기능적이며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핑거보딩 문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본질입니다. 공동체의식, 작은 대화들, 예상치 못한 전개, 끝없는 웃음이 있죠. 그래서 많은 친구들이 매년 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찾아옵니다. 완벽함이나 값비싼 장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고 단순한 핑거보딩 문화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리스본의 Replica 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Lowpro 에서도 있었고 앞으로 더 자주 일어나길 바랍니다. 포르투의 Yellowood 도 언급할 가치가 있는데, 여기는 공공 핑거보드 파크까지 제공하죠. 이런 공간들은 각기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본질적으로 모두가 공유하는 핑거보딩 문화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이 중심에 있으며, 방문하는 누구에게나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현대적인 공간을 디자인할 때 포르투갈 전통 건축 요소(재료나 패턴 등)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요? (GD) 안타깝게도 현재 건축계는 경계 없이 끊임없이 복제되는 상태에 있습니다. 중국의 건축 사무소가 칠레 건축의 요소를 빌려오거나, 독일의 사무소가 멕시코에서 영감을 얻는 일이 빈번하죠. 본질적으로 타문화에서 영감을 얻는 것은 풍성한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정체성을 정의하는 건축적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는 국제양식(International Style)이 다시 나타난 것처럼 느껴집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약한 문화적 차용으로 인해 우리 건축가들은 건축을 진정으로 지역적이고 독특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잊은 듯합니다. 현재 우리는 잃어버린 정체성에 대한 반작용으로 다시 지역주의로 돌아가려는 흐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료의 탄소 발자국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현지 재료의 사용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동 거리가 짧을수록 탄소 배출량이 적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우리는 가능한 한 이러한 방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 프로젝트에서는 시공업체가 더 저렴한 대안을 선택할 자유가 있어서, 모순적이게도 비용 문제로 인해 다른 대륙에서 비슷한 재료를 수입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진: Gil Dias (NY) 건축이 역사적이거나 방치된 공간을 어떻게 적응시키고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GD) 건축은 기존 건축물의 재활용에 많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는 철거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재사용 중심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건설 산업의 핵심 이해관계자와 주요 의사 결정권자들이 함께 책임져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들이 실제로 우리가 사는 환경의 물리적 형태를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건축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것은 건물의 수명입니다. 지속 가능성은 건축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과 건물의 내구성을 모두 고려한 복합적인 공식에서 나와야 합니다. 많은 경우, 단지 20~30년 후에 철거하고 다시 지어야 하는 저탄소 배출 건물보다는, 초기 배출량이 다소 높더라도 훨씬 긴 수명을 가진 건물을 짓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구성 있고 잘 설계된 건물을 유지하거나 용도를 변경하는 것이 재활용보다 더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사진: Emmanuel Oberle (NY) 마지막으로 핑거보더이자 건축가로서 본인의 핑거보딩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궁금합니다. 자신만의 독특한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 팁이 있을까요? (GD) 결국에는 테이블과 커브가 전부입니다. 제 공간은 부드럽고 유연한 40x40cm 크기의 대리석 판으로 구성되어 있고, 아래쪽에 램프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과 벽에 보드를 진열하는 구조입니다. 곧 작은 리니어 조명을 위에 추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날에는 거실 테이블 위에 화강암 또는 대리석 커브를 사용하는 아주 간단한 방식이죠. 간단하지만 효과적이죠? 만약 팁을 드린다면, 좋은 조명(저도 아직 노력 중입니다), 유연성 있는 구성, 그리고 좋은 팝을 제공하는 표면(돌, 콘크리트, 또는 페놀 패널이 가장 적합합니다)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숨겨진 수납 공간과 진열 가능한 수납을 적절히 혼합하면 기능적이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공간이 완성됩니다. ;-) 길 디아스 (Gil Dias) 인스타그램: @professor_gil_fingerboarding

  • 포르투갈에서 세계로 – 플린트, 곤살로 로자노

    겨울이 드디어 왔습니다… 아니, 제가 부르는 방식으로 표현하자면, 눈 깜짝할 사이에 올라프의 계절이 왔다! 고 해야겠네요. 2024년은 저희에게 정말 놀라운 한 해였습니다. 2월에 첫 번째 기사를 게시한 이후로, 모든 기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준이 높아졌죠. 이 멋진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위아워아이가 핑거보드 커뮤니티에 처음 발을 들인 건 가장 사랑받는 콘텐츠 시리즈 중 하나인 장인의 집념 ( Maker’s Insight) 을 통해서였는데요, 2024년을 이 시리즈로 마무리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2024년 Maker’s Insight  마지막 에피소드를 위해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온 특별한 게스트를 초대했습니다. 저희 인스타그램의 티저를 보셨다면 아마 누구인지 이미 짐작하셨겠죠, 하하. 네, 바로 플린트(Flint)의 창립자이자 운영자인 곤살로 로자노(Gonçalo Lozano)입니다. 인스타그램 계정은 @flint_ltd 입니다. 플린트는 제가 수년 전 개인적으로도 핑거보드를 제작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은 영감을 준 브랜드 중 하나였습니다. 전통적 제작 방식부터 브랜드의 철학을 커뮤니티에 전달하는 방식, 그리고 제품 포장의 중요성 까지, 플린트는 제게 지속적으로 영감을 주는 기준을 세웠습니다. 로즈와 함께 핑거보딩, 장인정신, 그리고 포르투갈 핑거보드 커뮤니티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플린트의 창의적인 원동력, 곤살로 로자노의 이야기와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곤살로 로자노(Gonçalo Lozano), Flint 창립자 / 사진: Manu Oberle (NY)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GL)  안녕하세요! 저는 곤살로 로자노(Gonçalo Lozano), 줄여서 로즈(Loz)라고 합니다. 38살이고, 포르투갈 포르투에 살고 있으며, 여자친구와 고양이 두 마리, 그리고 핑거보드 브랜드를 가진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NY)   플린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GL)  음… 플린트는 제가 2014/2015년 제품 디자인 회사에서 일할 때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회사는 여가 시간에 제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었죠. 그때 2005년쯤 친구이자 현재 플린트 팀 라이더인 마세라(Masserra)와 시작했던 프로젝트를 다시 부활시키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덱을 제작하며 LOMA 라고 불렀습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NY)   포르투갈의 핑거보드 커뮤니티와 문화가 플린트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GL)  포르투갈 씬은 정말 올드스쿨입니다! 제가 처음 참여한 행사는 2007년이었는데, 그곳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여전히 진정한 친구로 남아 있습니다. 그들이 큰 영감을 주었죠. 앙드레 코랄(André Coral)과 질 디아스(Gil Dias)는 당시 LowPro 를 시작했고, 디자인 세계에도 깊이 관여했습니다. 그들은 분명 제게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오크 휠(Oak Wheels) 의 리카르도(Ricardo)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2009년에 만났고, 그 이후 그는 제게 형제와 같은 존재였어요. 항상 플린트를 만들고 브랜드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격려해 주었죠. 핑거보더로서, 또 개인적으로 플린트의 모든 팀 라이더들에게도 정말 감사합니다! 이 친구들은 제가 더 나은 핑거보더가 되고, 또 젊은 세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극을 줍니다. 아이리쉬(Irish), 페드로(Pedro), 에두아르도(Eduardo)에게 큰 포옹을 보냅니다. Páteo 친구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주었어요! 특히 마세라(Masserra)와 마이클(Michael) 형님들께도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이 형님들은 언제나 사랑과 우정으로 플린트를 응원해 주셨죠! 그리고 물론 프랑스 친구 트레이지냐(Treijinha)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그는 항상 우리를 만나러 오거나 다른 나라에서도 만남을 이어가고 있고, 매번 멋진 스케이팅 실력과 핑거보딩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스크린 프린팅 / 사진: Gonçalo Lozano (NY) 핑거보드 그래픽에 스크린 프린팅 방식을 도입한 초기 장인 중 한 분이신데요, 제품의 디자인 및 제작 과정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그리고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고수하시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GL) 제가 스크린 프린팅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이 방식이 예술과 핑거보딩을 가장 잘 연결해 준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스크린 프린팅은 특히 초반에는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도 많고 예술적인 과정이죠. 무엇보다, 보드를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그래픽의 마모된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다행히도 제 고향에서 제가 원하는 방식대로 작업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의 이름은 호드리고 네투(Rodrigo Neto)이고, Ofi Atalaia 라는 스크린 프린팅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요. 거의 처음부터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정말 고마운 존재죠. 플린트의 모든 그래픽은 바로 이 사람이 직접 손으로 제작합니다. 우리는 함께 최고의 색상 조합을 찾고, 특히 여러 색상이 들어가는 프린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이게 쉽지 않은 작업이거든요). 접근 방식은 꽤 단순합니다. 저는 아티스트와 대화를 나눈 뒤 브랜드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세 가지 색상(나무 색상까지 포함하면 네 가지)을 사용해야 하는 템플릿을 보내줍니다. 색상은 검정, 흰색, 그리고 매년 바뀌는 시즌 컬러 가 있습니다(적어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하하). 이렇게 하면 덱의 색상만으로도 제작된 시기를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빨간색 아티스트 시리즈 덱이 있다면, 그건 2015-2016년도의 덱이죠. 이 방법은 브랜드에 매년 신선한 느낌을 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하. 사진: Gonçalo Lozano (NY) 플린트는 로고, 아티스트, 포토 시리즈 등 다양한 시리즈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고, 브랜드에 이를 접목하게 되었나요? (GL) 플린트는 처음엔 한정판 브랜드로 시작했습니다. 처음의 아이디어는 여러 아티스트들과 협업하여 번호가 매겨진 한정판 덱 시리즈를 만드는 것이었죠. 하지만 저는 플린트를 본업으로 삼고 싶었고, 이를 위해 다른 시리즈도 만들어서 제가 머릿속에 떠올린 다양한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플린트 로고 시리즈 / 사진: Gonçalo Lozano 그때 탄생한 것이 바로 로고 시리즈(Logo Series)입니다. 원래의 아이디어는 웹사이트에서 항상 구매할 수 있는 덱을 만드는 것이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로고 시리즈는 아티스트 시리즈만큼이나 빠르게 품절되어 버립니다. 하하하! 플린트 포토 시리즈 / 사진: Gonçalo Lozano 그다음 등장한 것이 바로 포토 시리즈(Photo Series)입니다. 저는 더 정교하고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죠. 특히 폴라 스케이트보드(Polar Skateboards) 같은 브랜드에서 큰 영감을 받아 덱에 사진을 적용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효과를 얻기 위해 기존의 스크린 프린팅 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기술들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바로 그렇게 포토 시리즈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포토 시리즈 역시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시리즈이지만, 아티스트 시리즈와 달리 넘버링이 되지는 않습니다. 유압 프레스 기계 / 사진: Gonçalo Lozano (NY) 앞으로 몇 년간 플린트의 계획은 어떤가요? 기대되는 프로젝트나 협업이 있나요? (GL) 언제나 신나 있죠! 하하하! 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정말 많지만, 항상 최대한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리는 편입니다. 하지만 핑거보드 이외에도 다른 것들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요 . 이제 제가 구상한 걸 실현할 시간만 찾으면 됩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NY) 플린트를 떠나 개인적으로 핑거보딩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GL) 핑거보딩은 2001년 제 고향 거리에서 처음 핑거보드를 발견한 순간부터 언제나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처음엔 핑거보드로 그렇게 많은 트릭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제 형이 자기 학교에 책 위로 킥플립을 하는 친구가 있다고 말해줬는데, 당시에는 정말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죠. 플린트 코르크 포장 / 사진: Gonçalo Lozano 그 다음 해에, 그 친구가 결국 제 반으로 전학 왔습니다. 그 친구의 이름이 바로 마세라(Masserra)였어요! 이 친구는 수년 동안 우정을 의미하는 존재가 되었죠. 핑거보딩은 언제나 우리 삶의 일부였기 때문에, 제 인생과 핑거보딩을 떼어놓고 생각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이 작은 나무 조각 덕분에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 작은 보드는 우리가 각자의 개성을 수많은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주죠. 미국, 독일, 심지어 지구 반대편 필리핀에 있어도, 핑거보드를 향한 감정은 똑같아요. 결국 우리는 이 작은 스케이트보드로 모두 연결되어 있는 셈이죠. 사진: Gonçalo Lozano (NY) 플린트와 핑거보딩 외에 다른 취미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게 있나요? (GL) 하하, 좋은 질문이네요! 저는 컴퓨터 게임부터 패션까지 좋아하는 것이 정말 많아요. 하지만 제일 큰 열정은 바로 자동차입니다! 사진: Gonçalo Lozano 제 삶의 50%는 핑거보딩과 핑거보딩과 관련된 것들로 이루어져 있고, 나머지 절반은 자동차에 관한 겁니다… 특히 오래된 JDM(일본 내수용) 자동차요, 하하! 엄청난 전문가는 아니지만, 옛날 자동차들의 형태와 디자인을 정말 좋아합니다.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어쩌면 단순함 때문일 수도 있고, 너무 기술적이지 않은 점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이런 차들을 보면서 컴퓨터 앞에서 몇 시간이든 기분 좋게 보낼 수 있답니다, 하하하! 사진: Gonçalo Lozano (NY)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GL) 전 세계를 아우르는 멋진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기뻐하세요. 가능하면 돈을 조금씩 모아서 지구 곳곳의 다양한 핑거보드 씬을 직접 방문해 보세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 모이세요! 제가 이 일을 하는 이유도 사람들이 모였기 때문입니다. 핑거보딩 덕분에 최고의 친구들을 만났어요. 책상 앞에만 앉아있지 말고, 친구들과 밖으로 나가서 핑거보딩을 즐기세요! 곤살로 로자노 (Gonçalo Lozano) 인스타그램: @flint_ltd 여기서 WeOuri 2024 의 첫 번째 챕터를 마무리합니다. 올해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한 해였습니다. 이는 모두 기여자 분들, 게스트 분들, 그리고 독자 여러분의 아낌없는 응원 덕분입니다. 잊을 수 없는 이 한 해를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도, 저희가 2025년에 준비한 새로운 프로젝트들을 하루빨리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언제나처럼 계속 지켜봐 주시고, 따뜻하고 즐거운 연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곧 더 많은 이야기로 돌아올게요 :) – 편집장

  • 10년 동안 한 가족의 일원으로 - 제임스 피터슨

    한 해의 끝자락에 다다를수록, 우리가 걸어온 여정을 되돌아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기쁨이든 도전이든, 각 사건과 경험, 그리고 기억들이 오늘의 우리를 형성해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 대화의 주인공에게 2024년은 특히 특별한 의미를 지닌 해입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아주 특별하고 따뜻한 가족의 일원이었습니다. 핑거보딩이 삶에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기술과 창의력뿐 아니라, 연결과 목적을 가져다주는 힘 말이죠. 이번 그라인드 & 슬라이드 에피소드에서는 제임스 피터슨(James Peterson), 인스타그램에서 @indextheory 로 활동하시는 분을 WeOuri에 초대했습니다. 그는 핑거보딩 여정과 함께 @beast_pants  팀의 일원으로서 10년간 활동해온 이야기를 나눠주었습니다. 대화 속에서 제임스는 지난 10년간의 여정을 회고하며, 그가 극복해온 어려움, 개인적인 성장, 그리고 그의 여정을 형성한 역동적인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중요한 이정표가 왜 특별한지, 그리고 핑거보딩이 어떻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의 삶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었는지를 함께 살펴보세요. 그럼 지금부터, 제임스 피터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진: James Peterson (NY) 앞서, BeastPants에서 10주년을 맞으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크리스와 함께 이 이정표에 도달한 소감이 어떠신가요? 이 파트너십이 이렇게 오래 이어질 거라고 상상하셨나요? (JP)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훌륭한 라이더들이 모인 이렇게 영향력 있는 팀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이 정말 놀랍고 기분 좋습니다. BeastPants는 제 인생 첫 진짜 스폰서였기 때문에 처음엔 어떤 경험이 될지 전혀 몰랐어요. 그런데 크리스와는 처음부터 친구처럼 지내게 되면서, 스폰서십이라기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관계로 느껴졌습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이 작은 스케이트보드를 통해 사람들과 관계를 쌓는 일이에요. BeastPants와의 시간이 끝날 거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고, 앞으로의 시간도 기대되고, 또 다른 멋진 10년을 함께하고 싶어요! 사진: @beast_pants (NY) 핑거보딩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특별한 순간이나 사람, 혹은 영향을 준 경험이 있었나요? (JP) 제 핑거보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과 비슷한 편이에요. 어릴 때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하면서 텍덱(Tech Deck)을 수집하게 되었고, 지금도 어린 시절 모아둔 대부분의 테크덱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그래픽과 부품을 분해하고 트럭과 바퀴를 바꾸는 커스터마이징 과정이 정말 재미있었죠. 저는 보드를 보도블록에 긁어서 그래픽이 자연스럽게 마모되도록 만든 것도 기억해요. 그 즈음에야 실제로 트릭을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보드의 노즈와 테일을 가열해서 위로 구부리면 트릭하기 좋은 형태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저는 문구점에서 파는 폼 테이프를 그립으로 붙이고, 핀으로 구멍을 내거나 동전의 가장자리로 문질러 마모시키며 사용감을 더하려고 했어요. 프로 핑거보딩의 세계를 처음 알게 된 건 유튜브를 둘러보다가였어요. 존 카워트(John Cowart, 현재는 @Cowply.jpeg )의 채널에서 "Mike’s House"라는 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그 영상에는 팀 헐리, 마이크 슈나이더 , 해럴드 숀, 이선 에블링, 다크우드, 그리고 독일의 블랙리버 팀이 등장했어요. 저는 그 영상 속 BRR 파크에 붙어 있던 블랙리버 스티커들을 하나하나 멈춰가며 읽고는 곧장 검색해봤죠. 나머지는 이제 제 이야기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NY) BeastPants와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처음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JP) BeastPants와의 여정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Emanant 핑거보드 이벤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크리스(Chris), 다리안(Darian), 트레버(Trevor) — BeastPants의 첫 두 라이더를 처음 만났어요. 그 이후로 저는 Emanant 이벤트에 더 자주 참가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어울리며 가까운 친구가 되었죠.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은 물론, FBHQ 같은 온라인 포럼이나 유튜브에서의 교류도 저를 팀으로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크리스는 우리가 형성하고 있던 유대감을 알아보고, 저에게 팀에 들어올 기회를 주었어요. 사진: @beast_pants 트레버는 제가 라스베이거스에서 SoCal 이벤트에 갈 때마다 그의 부모님 댁에서 묵게 해줬어요. 그런 이벤트 전후의 시간은 정말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그때는 @stackedusa 의 체티(Chetty), Unique 의 말로리(Mallory), @catfishbbq 의 블라드(Vlad) 같은 전설들과 함께 어울렸죠. 그 시절은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에요—그때 평생 친구들이 생겼으니까요. 저는 BeastPants 팀메이트인 Invictus 도 그 시기에 만났고, 그는 정말 햇살 같은 존재입니다. 핑거보딩을 통해 만나게 된 사람들과 제가 가보게 된 장소들, 그리고 크리스가 BeastPants 가족으로 선택한 멋진 팀원들에게 너무 감사하고 있어요. (NY) BeastPants에 합류한 이후, 핑거보더로서 본인은 어떤 성장이나 변화를 느끼셨나요? BeastPants의 철학이나 스타일이 본인의 핑거보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궁금합니다. (JP) BeastPants에 합류한 이후 저는 과하게 테크니컬한 콤보보다 깔끔하고 단순한 트릭을 스타일 있게 해내는 것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dum1technology 의 샘 아로니(Sam Aronie)가 그 훌륭한 예인데요, 그는 간단한 그라인드나 트릭도 엄청난 스타일로 소화해서, 오히려 복잡한 콤보보다 훨씬 더 보는 재미가 있어요. 이 철학은 단순히 핑거보딩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 삶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특히 촬영이나 영상 편집에서 그런 스타일을 반영하려 노력하죠. 저는 크리스가 만든 스플릿 플라이(split ply)나 손으로 직접 그린 그래픽처럼, 브랜드의 깔끔하고 창의적인 미학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사진: @hopster.fb (NY)   크리스와 BeastPants와 함께한 기억 중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특별한 프로젝트나 여행, 협업 중에 오래도록 영향을 준 경험이 있을까요? (JP)  크리스와 BeastPants와 함께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일부는 초창기 시절과 멋진 BeastPants 이벤트들이에요. 그런 모임에는 커뮤니티와 창의성이 정말 강하게 느껴졌어요. 한 번은 이벤트 전에 크리스와 함께 Smoking Cat 파크를 준비했던 게 기억나요 — 지역 씬 안에서 협력하는 모습이 정말 멋졌죠. 이벤트는 늘 잘 기획되어 있었고, 비건 잭프루트 타코는 정말 맛있었어요! 파크도 아름답게 세팅되어 있었고, 바깥에는 풋보딩을 위한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었죠. 사진: James Peterson 가장 기억에 남는 이벤트 중 하나는 마이크 슈나이더(Mike Schneider)와 FlatFace 팀과 함께한 Face of the Beast 라는 콜라보레이션이었어요. 마이크는 평소에 다른 브랜드와 협업을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크리스의 비전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였죠. 또 하나의 특별한 순간은 크리스가 팀 라이더들을 위해 프로 모델을 제작해줬을 때였어요. 저는 샴쌍둥이 외계 생명체 눈알 캐릭터를 그려서 크리스에게 보냈고, 그는 그걸 디지털화해서 그래픽으로 만들어줬죠. 제 디자인이 실제 제품으로 탄생한 모습을 보는 건 정말 현실감 없는, 환상적인 경험이었어요! 조금 더 최근의 기억 중 하나는 Sorry for Fingerboarding 의 9주년 이벤트에서 크리스와 다시 만난 일이에요. 정말 향수를 자극하는 순간이었고, 남부 캘리포니아 핑거보드 씬이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죠. 그리고 커뮤니티를 위해 멋진 일들을 계속해오고 있는 Sorry 의 내쉬(Nash)에게도 정말 큰 감사와 응원을 전하고 싶어요! 사진: James Peterson (NY)   핑거보딩 커리어에서 가장 큰 도전 중 일부는 어떤 것이었나요? 계속해서 동기를 유지하게 해 준 특별한 이정표나 성취가 있었는지도 궁금합니다. (JP)  제게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18살쯤이었어요. 그 시기에는 커뮤니티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고, 영감도 많이 사라졌었죠. 인생의 우선순위가 대학, 친구들, 그리고 성장이라는 현실로 바뀌면서 저는 약 22살까지 “핑거보드 슬럼프”에 빠져 있었어요. 그동안 커뮤니티는 유튜브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중심이 옮겨갔고, 저는 사람들과 다시 연결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새로운 플랫폼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좀 더 최근에는 핑거보딩과 일상 사이의 균형을 잡는 일이 큰 과제였어요. 때로는 인스타그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쓰게 되면서, 제 커리어나 인간관계, 친구들과의 시간 같은 더 중요한 일들에 집중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기도 했죠. 결국 인생은 균형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요즘 그 균형을 매일 조금씩 조율해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진: @beast_pants (NY)   스폰서십이라는 게 예측하기 어렵기도 하잖아요. BeastPants와 이렇게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또, 젊은 핑거보더들에게 장기적인 관계를 쌓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이 있다면요? (JP)  요즘 핑거보드 씬은 팬데믹 이후 훨씬 더 커졌고, 새로운 브랜드들도 정말 많아졌어요. 스폰서십도 예전보다 훨씬 흔해졌지만, 진짜 오래가는 파트너십은 브랜드 운영자나 팀원들과 진심 어린 관계를 쌓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지위’나 ‘공짜 제품’을 얻는 게 아니라, 친구와 그들의 브랜드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제가 젊은 핑거보더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스폰서 여부와 상관없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브랜드를 응원하세요. 그 안에서 우정을 쌓고, 그러다 보면 스폰서십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예요. (NY)   벌써 10년이 지나셨는데요, 앞으로 BeastPants와의 여정에서 기대하고 있는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요? 특별히 기대되는 목표나 프로젝트가 있을까요? (JP)  10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만큼, 앞으로 BeastPants에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정말 기대돼요. 최근에 크리스가 그의 시그니처인 스플릿 플라이(split ply)를 다시 선보였고, 제 첫 번째 프로 모델의 스페셜 에디션도 곧 나올 예정이라 더더욱 기대돼요. 이번 모델은 분홍색 레오파드 프린트 배경에 다른 색상의 버전이 추가된 디자인입니다. 출시를 기대해 주세요! 사진: @beast_pants (NY)   핑거보딩이 지난 시간 동안 본인의 개인적인 성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핑거보딩을 통해 배운 교훈이 다른 삶의 영역에서도 적용된 적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JP)  핑거보딩은 제 개인적인 성장에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어요. 창의력을 자극해줬고, 무엇보다 인내심을 가르쳐줬죠. 이건 제 아버지도 늘 말씀하시는 부분이에요. 아버지는 항상 제 취미를 지지해주셨고, 램프를 함께 만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때 큰 힘이 되어주셨어요. 어머니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응원자셨죠—다른 주에서 열리는 행사에 저를 데려다주시고, 심지어 마이크 슈나이더의 어머니에게 이메일을 보내 저와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까지 했어요! 부모님의 그런 응원이 제게는 정말 모든 것을 의미해요. (NY)   오랜 시간 동안 핑거보딩을 계속 이어가게 만드는 동기 부여는 무엇인가요? 새로운 트릭을 배우는 짜릿함인가요, 아니면 커뮤니티나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JP)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건 핑거보딩의 무한한 창의성이에요. 램프부터 덱, 영상 제작까지—항상 새롭게 만들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최근에는 저만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고 덱 제작도 배워보기 위해 @dexterity.equipment 라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물론 여전히 BeastPants 팀 라이더로 활동 중이지만, 이건 저만의 창작 여정을 위한 개인적인 도전입니다. 계속해서 성장하는 커뮤니티와 미래에 대한 끝없는 가능성이 저를 계속해서 영감받게 만들어요. 만약 당신이 무언가에 열정을 느낀다면, 그걸 향해 나아가세요—자신만의 씬을 만들고, 직접 제품을 만들고, 이 놀라운 커뮤니티의 일원이 되어 보세요. 사진: @hopster.fb 제임스 피터슨 (James Peterson) 인스타그램: @indextheor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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