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징의 즐거움 - 시몬 코지츠카, 크루저 조이
- Noah Yang

- 2024년 2월 16일
- 4분 분량
이번 ‘장인의 집념 (Maker’s Insight)’ 에피소드에서는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Banská Bystrica)에서 활동하는 한 장인을 모셨습니다. 그의 이름은 시몬 코지츠카(Simon Kozicka), 크루저 조이(Cruiser Joy)의 창립자이자 운영자입니다. 시몬은 독특한 크루저 형태의 데크를 다양하게 제작하며,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처럼 빛나는 퀄리티를 자랑합니다. 그의 작업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창적이며, 핑거보드 커뮤니티에 선보이는 컬렉션들은 정말 인상적입니다.
지금부터는 크루저 조이의 시몬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의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NY) 저희 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SK) 제 이름은 시몬 코지츠카(Simon Kozicka)이고, 크루저 조이(Cruiser Joy)의 창립자이자 운영자입니다. 저는 현재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에 거주 중이며, 나이는 34살입니다.

(NY) ‘Cruiser Joy’라는 이름은 어디서 유래된 건가요?
(SK) 사실 이름만 들어도 어느 정도 느낌이 오지 않나요? 특별한 해석이 필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하하. 그래도 그때 기억을 한번 떠올려볼게요. 이 이름을 짓기 전에 두세 개쯤 다른 이름들을 고민했었어요. 당시 저는 핑거보드 세계와 인스타그램 커뮤니티에 막 입문한 상태였고, 브랜드 이름을 생각 중이었죠. 그때 우연히 알게 된 브랜드가 바로 ‘Joycult’였는데, “이름 진짜 멋지다”라고 생각했어요. 그걸 계기로 저도 이름에 ‘joy’라는 단어를 꼭 넣고 싶었어요. ‘Cruiser’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떠올랐어요. 다양한 형태의 데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이미 하고 있었거든요.

(NY) 핑거보드를 만들기 시작한 건 언제, 그리고 왜였나요?
(SK) 이 모든 건 초등학교 때 시작됐어요. 그때 친구들이랑 플라스틱이나 금속판에 사포를 붙여서 트럭도, 휠도 없이 데크를 만들곤 했죠.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절이 제게 데크 제작이라는 아이디어의 씨앗을 심어준 것 같아요. 시간이 훌쩍 지나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과 CNC 같은 기계들이 생기게 됐어요. 그래서 제 몰드를 직접 만들 수 있었죠. 그 즈음에 스마트폰도 처음으로 장만했는데, 바로 인스타그램에 빠져버렸어요. 핑거보드 커뮤니티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는 게 너무 재밌었고, 동시에 시장에 어떤 빈틈이 있는지 조사하는 도구로도 활용했어요.
제가 한때 “성공적인” 스케이트보드 커리어를 가졌었기 때문에, 크루저 모양 데크에 익숙했어요. 스케이트보드를 탈 때마다 저는 트릭보다는 데크의 쉐입, 컨케이브, 베니어 조합 같은 걸 유심히 관찰하곤 했죠. 그 다양한 형태들과 창의력에 완전히 매료됐어요. 그런데 핑거보드 세계에서는 그런 다양성, 특히 크루저 형태는 별로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게 제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됐어요. 그 시장의 빈틈을 발견했고, 2017년 5월, 제 첫 번째 공식 크루저 조이 콜렉션을 출시하게 됐죠.

(NY) 시몬님의 예술적 영감은 어디에서 오나요?
(SK) 쉐입에 관해서는 대부분 스케이트보드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요. 예를 들어, 제가 처음 만든 쉐입인 ‘Piglet’은 Polar Skate Co.의 ‘Beast’ 쉐입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그다음으로 만든 건 아마 ‘Snapper v.1’인데, 이건 ‘Piglet’과는 대조되는 느낌으로 구상했어요. ‘Old Rat’은 올드스쿨 피쉬테일 데크에서 착안한 쉐입이에요. ‘Sushi’랑 ‘Luna’는 데크 제작을 시작할 무렵 알게 된 친구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왔고요.
그리고 제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자연스러운 베니어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거예요. 그래픽으로 덮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걸 좋아하죠. 물론 풀딥(full-dipped) 데크처럼 색으로 덮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색이 닳아가면서 밑에 있던 베니어 질감이 드러나는 걸 기대해요. 그게 바로 ‘JOY’ 화이트 풀딥 데크의 아이디어였어요.
이제 로고 얘기를 하자면, 그것도 제가 직접 디자인했어요. 지금까지 크루저 조이의 메인 그래픽 테마로 사용되고 있고, 로고의 타이포그래피는 사이키델릭/스토너 록 음악의 그래픽 디자인과 레터링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Earthless’라는 밴드나 아티스트 앨런 포브스(Alan Forbes)를 찾아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오실 거예요. 원형 구성을 사용하는 건, 원이라는 기본적인 도형이 어디에나 쉽게 조합될 수 있는 시각적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NY) 새로운 컬렉션을 만드는 과정을 아이디어 구상부터 출시일까지 설명해 주세요.
(SK) 새 컬렉션을 만들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어떤 베니어 조합을 사용할지 결정하는 거예요. 커스텀 데크 제작이나 다른 작업들로 바쁠 때는, 마음에 드는 조합을 찾는 데 며칠씩 걸릴 때도 있어요. 때로는 테스트용 데크를 몇 개 만들어보고 결정하기도 하는데, 그 테스트 데크들은 나중에 이벤트 지원 패키지로 보내기도 하죠.
올바른 베니어 조합을 정하면, 그 배치(batch)에 필요한 양만큼 베니어를 준비하고, 하나씩 프레싱을 해요. 모든 데크가 몰드에서 나올 때까지는 쉐이핑을 시작하지 않아요. 그동안에는 커스텀 데크 작업을 병행하죠.
쉐이핑 과정은 데크마다 원하는 쉐입을 그리는 것부터 시작돼요. 그다음 코핑쏘(coping saw)를 사용해서 큰 모양을 대략적으로 잘라내고, 새로 장만한 디스크 샌더로 윤곽선에 더 가까운 모양으로 다듬어요. 여기까지는 빠르지만 다소 거친 과정이고, 이후에는 손으로 다듬는 작업이 들어가요. 이게 가장 중요한 단계이자, 시간도 가장 많이 드는 작업이죠. 다양한 사포를 붙인 나무 조각, 제 눈과 손, 대칭을 맞추기 위한 캘리퍼, 그리고 실루엣을 정확히 보기 위한 책상 조명이 이 과정의 도구예요.
그다음 단계는 엣지를 부드럽게 둥글리는 건데, 두 단계로 나뉘어요. 첫 번째는 사면 처리(chamfering), 두 번째는 라운딩 작업이에요. 플랫한 면은 허용되지 않아요. 눈으로 봐도, 손으로 만져도 부드러워야 하니까요. 전체 쉐이핑 작업은 준비하는 데크 수에 따라 3일에서 5일, 많게는 그 이상 걸릴 수도 있어요.
그다음은 상판에 로고를 레이저 인그레이빙하고, 어떤 경우엔 하판에도 그래픽을 새겨요. 다음은 클리어 코팅인데, 이 과정도 며칠이 걸려요. 여러 겹으로 코팅하고, 각 층마다 건조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하지만 이건 정말 흥미로운 과정이에요. 코팅을 시작하면 나무의 컬러와 질감이 살아나기 시작하거든요. 각 층의 개성이 확 드러나는 순간이죠. 매번 마법 같아요. 나무 결 하나하나가 다 다르기 때문에, 어떤 데크도 완전히 똑같지 않아요.
마지막 단계는 하판 로고나 그래픽을 얇은 스프레이로 입히는 거예요. 이 과정도 건조 시간이 필요하죠. 만약 하판 그래픽이 인그레이빙 방식이라면, 고객이 원하는 색으로 채워넣기도 해요.
이 모든 과정을 하면서 동시에 소셜 미디어 스토리에 제작 과정의 스니크 피크 사진들을 올려요. 출시일이 다가오면, 언제 출시되는지 날짜와 시간을 안내하는 포스트를 준비하고, 완성된 제품 사진도 함께 공유합니다.

(NY) 크루저 조이와 핑거보드는 시몬님의 삶에서 어떤 의미인가요?
(SK) 제 삶 그 자체예요. 말 그대로요. 지금은 이것만 하고 있고, 특히 작년 9월에 직장을 그만두고 데크 제작에만 전념하면서 더 그렇게 됐어요. 제 인생에서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였고, 이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핑거보드 커뮤니티는 정말 멋지고 따뜻한 곳이에요. 이 작은 나무 조각 덕분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깊은 인연을 맺을 수 있었어요.
(NY) 크루저 조이 외에, 사람으로서의 시몬은 어떤 사람인가요? 핑거보드 외에 어떤 취미나 관심사가 있나요?
(SK) 운동이 또 하나의 취미예요. 칼리스테닉스, 보디빌딩, 그리고 가끔 요가도 해요.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아해요. 날씨가 따뜻할 땐 하이킹을 하고, 겨울엔 산에서 옆으로 미끄러지는 걸 즐겨요—즉, 스플릿보딩과 스노보딩이죠.
(NY)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SK) 그동안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팬들, 친구들,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한 감사는 마틴 벡만(Martin Beckmann)과 바스티안 슈테겐(Bastian Stegen), 즉 FingerboardTV에게 전하고 싶어요. 아마 그분들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거예요. 모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몬 코지츠카 (Simon Kozicka)
인스타그램: @cruiserjoy_fingerboa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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