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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깊은 바닥에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다시 일어서라 - 유스케 칸다, UAG F.B

여러분은 '열정'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위아워아이에서 인터뷰한 모든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만드는 것에 대한 열정입니다. 그들이 장인이든, 디자이너든, 수집가든, 혹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든 말이죠.

열정은 누가 대신 쥐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것이고, 그 과정에는 수없이 많은 기복, 불확실성, 좌절이 따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사람은 배웁니다. 그리고 그 열정은,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도 기꺼이 바치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이죠.

오늘 저희는 일본 나고야에서 핑거보딩에 깊은 열정을 가진 한 분을 모셨습니다. 그의 이름은 유스케 칸다(Yusuke Kanda), 그리고 그는 @uag_f.b의 창립자이자 운영자입니다.

지금부터는 UAG F.B. 뒤에 숨겨진 유스케상의 이야기와 그의 인사이트를 소개합니다.

유스케 칸다 (Yusuke Kanda) UAG F.B. 창립자 / 사진: UAG F.B
유스케 칸다 (Yusuke Kanda) UAG F.B. 창립자 / 사진: UAG F.B

(NY) 독자분들께 본인과 UAG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YK) 제 이름은 유스케 칸다(Yusuke Kanda)이고, 저는 UAG F.B.의 창립자입니다. UAG는 UNDER ATSUSHI GROUND의 약자이고, F.B.는 FINGERSKATEBOARDS를 의미합니다. 일본에서는 ‘핑거보드(fingerboard)’라는 단어가 다른 회사의 상표로 등록되어 있어서, 저는 대신 ‘핑거스케이트보드(fingerskateboards)’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UAG F.B.는 2019년에 시작했습니다.


(NY) 핑거보딩을 시작하게 된 개인적인 계기와 그것이 어떻게 브랜드 창립으로 이어졌는지 궁금합니다.

(YK) UAG F.B.를 만들기 전부터 저는 금속 가공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어요. 주로 굽은 철판이나 구불거리는 금속을 펴고 절단하는 일을 전문으로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제 사촌 친구가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저는 그를 도와주고 싶었어요. 그는 스케이터이자 핑거보더였는데, 그래서 제 금속 회사에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가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핑거보딩을 처음 소개받았고, 저는 그 순간 완전히 빠져들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보드와 서핑을 정말 좋아했고, 지금도 시간이 날 때마다 타고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금속 가공 일은 그 친구에게 꽤 힘든 작업이었고, 저는 그에게 “핑거보드 관련 제품을 한번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라고 제안했어요. 우리가 스케이트보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있었고, 그의 손기술에도 더 잘 맞을 것 같았거든요. 그 무렵부터 저도 점점 핑거보딩에 대한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저는 그 친구가 자기 재능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그는 계속 힘들어했고 결국 회사를 떠나게 되었어요.

그 후로는 아내와 함께 핑거보드 사업을 이어가게 되었고, 지금은 그래픽 디자인과 제품 사진 촬영은 아내가 담당하면서, UAG F.B.는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가 되었어요.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일본 문화는 핑거보딩이나 제품 디자인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었나요?

(YK) 저희는 일본 문화를 제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다양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데크나 램프를 제작할 때 일본산 목재를 사용하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현재는 그래픽 디자인에 일본 미술의 요소들을 담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가나가와의 큰 파도(The Great Wave of Kanagawa) 같은 전통 미술 작품에서 영감을 얻기도 하고, 일본어 알파벳(히라가나/가타카나/한자) 등을 활용해 시각적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전통적인 일본 장인 정신이나 미학 중 어떤 요소들이 제품이나 브랜드 정체성에 반영되어 있나요?

(YK) 저는 19살부터 장인으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제조업에 몸담은 지도 이제 20년 가까이 되었어요. 지금은 그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데크, 트럭, 휠을 직접 제작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은 품질 관리더 나은 품질을 향한 끊임없는 추구의 세계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절대 현재 상태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더 높은 퀄리티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도 제 안에 있는 장인 정신은 일본의 '오모테나시'(환대의 마음)과도 닮아있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UAG를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미소 지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왜냐하면 진심으로 이 문화를 즐기게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일본의 핑거보딩 커뮤니티는 그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고, 그 성장에 있어 UAG는 어떤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YK) 예전에는 일본의 핑거보딩 씬이 정말 작았어요. 누군가가 대회나 이벤트를 열면 10명에서 15명 정도만 참석했는데, 그들이 사실상 일본 내 거의 전부의 핑거보더들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커뮤니티가 굉장히 많이 성장했고, 다양한 분야와 나이대의 사람들이 대회나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저희가 핑거보딩 씬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이 문화를 더 넓은 대중에게 소개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꼭 핑거보딩 관련 행사가 아니더라도, 예를 들어 스케이트보드 서밋, 학교 행사, 지역 축제 같은 다양한 자리에도 참가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핑거보딩을 알리고 있어요.

또한, @japangoldenfingers 같은 핑거보드 대회에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고, 필리핀 등 해외에서 자선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핑거보딩의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핑거보딩은 일본의 스케이트보드 문화 전반과 어떻게 닮아 있고, 또 어떻게 다르다고 생각하시나요?

(YK) 스케이트보딩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일본에서 정말 많은 인기를 얻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핑거보딩도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죠.

다만, 여전히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데에 부상을 걱정하거나 망설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이 먼저 핑거보딩을 통해 기술을 상상해보고, 그 후에 스케이트보드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의미에서 핑거보딩은 스케이트보드 문화로 들어가는 입문 통로이자, 더 넓은 씬으로 이어지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아직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어려운 어린 친구들이나 초보자들에게도 적합한 진입점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핑거보딩과 스케이트보딩은 공통된 문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핑거보딩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창의성과 커뮤니티를 가진 문화예요. 그리고 이런 요소들이 모여 일본의 전체적인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더 풍부하고 다양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일본에서 핑거보드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겪는 독특한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었고, 그것에 어떻게 적응해 오셨는지도 궁금합니다.

(YK)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일본에서는 핑거보딩을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점이에요. 많은 분들이 핑거보드를 열쇠고리나 단순한 장난감 정도로만 생각하셨죠.

하지만 저희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핑거보딩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설명했고, 퀄리티 높은 제품을 만들고, 직접 행사를 열면서 이 문화를 알리는 데 힘써 왔어요.

그리고 이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핑거보딩에 대한 인식을 조금씩 바꾸기 위해, 저희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 길을 걸어갈 생각입니다.

Japan Golden Fingers / Photo by: UAG F.B
Japan Golden Fingers / Photo by: UAG F.B

(NY) 스케이트 서밋이나 Japan Golden Fingers 같은 행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무엇이었고, 이러한 행사들이 커뮤니티를 어떻게 하나로 묶는다고 느끼시나요?

(YK) 저희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는, 유명한 스케이트보드 브랜드의 관계자들이 핑거보딩을 직접 즐기고, 진심으로 칭찬해주셨을 때예요. 그날의 대회는 정말 성공적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핑거보딩의 재미를 온몸으로 느끼며 즐겨주셨어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양한 분들과 교류할 수 있었는데요—브랜드를 이끌어온 선구자적인 스케이터들, 대회 운영자들, 프로 스케이터들, 스케이트숍 운영자들, 그리고 Red Bull Japan 같은 대형 기업 관계자들까지 정말 많은 분들이 함께했어요.

그들과 스케이트보딩과 핑거보딩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앞으로 커뮤니티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나눴습니다. 이런 행사는 단순한 대회를 넘어서, 커뮤니티를 진심으로 하나로 연결해주는 장이라고 생각해요.

Stanley Don Toledo (좌, @crunky.fb) and Yusuke Kanda (우, @uag.yusuke) / 사진: UAG F.B
Stanley Don Toledo (좌, @crunky.fb) and Yusuke Kanda (우, @uag.yusuke) / 사진: UAG F.B

(NY) UAG 그리고 핑거보딩이라는 것은 당신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나요?

(YK) UAG는 제 인생 그 자체입니다. UNDER ATSUSHI GROUND라는 이름에는 "아무리 깊은 바닥에 있어도 포기하지 말고, 반드시 다시 일어서라"는 철학이 담겨 있어요.

'Atsushi'는 고등학교 때부터 제 가장 소중한 친구였고, 거의 가족 같은 존재였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함께 놀고, 바다에 나가 서핑하고, 나들이 다니고, 함께 꿈을 꾸었어요. 유튜브에 올리려고 서핑 영상을 찍기도 했지만, 그 당시엔 유튜브가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아서 결국 올리지는 않았죠.

안타깝게도 아츠시는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사람에게 긍정적이고 즐거운 삶을 전하고 싶다는 꿈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핑거보딩과 UAG는 제 삶 그 자체이고, 저는 그 꿈을 오늘도 계속 이어가고 있어요.

사진: UAG F.B
사진: UAG F.B

(NY) UAG나 핑거보딩 일을 하지 않을 때에는 어떤 것들에 열정을 가지고 계신가요? 그런 열정들이 현재의 일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나요?

(YK) 사실 거의 항상 일하고 있긴 하지만요, 하하! 그래도 일이 아닐 때는 서핑을 즐깁니다. 그리고 이 서핑은 UAG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돼요. 파도를 타고 물소리를 들으며 바다 위에 있을 때면, 모든 걸 잊고 오직 파도를 완벽하게 타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돼요. 그 감각은 정말 특별해요.

그리고 해변으로 돌아가는 순간—짧은 그 휴식 시간 동안—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해요. 그게 새로운 제품 디자인일 수도 있고, 브랜드를 위한 새로운 방향일 수도 있죠.


(NY)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YK) 항상 당신의 꿈을 따르세요! 계획만 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옮기세요!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그리고 핑거보딩을 널리 퍼뜨리고, 마음껏 즐기세요!

  • 유스케 칸다 (Yusuke Kanda)

    인스타그램: @uag_f.b


인터뷰 진행 과정에서 통역을 도와주신 Stanley(@crunky.fb) 님께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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