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결과를 위한 무한의 실험 - 랩 휠
- Noah Yang

- 2월 23일
- 6분 분량
규모보다 감각이 중시되는 분야에서 진보는 대개 극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반복과 인내, 그리고 거의 집요하다고 할 만큼의 세밀한 주의를 통해 조용히 축적됩니다. 핑거보딩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비록 형태는 작지만, 재료와 균형, 움직임에 대한 감각은 오히려 실제 스케이트보딩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을 요구합니다.
Lab Wheels는 이러한 미세한 경계 안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는 결과를 과시하기보다 실험의 과정을 중시하며, 휠 제작을 하나의 완결된 선언이 아닌 지속적인 탐구의 과정으로 바라봅니다. 각각의 반복은 촉감과 내구성, 그리고 절제에 대한 일관된 태도를 반영합니다. 이는 유행에 따른 선택이라기보다, 스케이트보딩 문화 속에서 오랜 시간 축적된 경험에서 비롯된 가치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Lab Wheels의 창립자 피터 필리포프와 함께, 시작의 계기와 재료에 대한 고민, 그리고 수많은 실험을 통해 하나의 결과를 정제해 나가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NY) 핑거보딩을 시작하게 된 여정부터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핑거보드 휠을 직접 만들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PP) 제 핑거보딩 여정은 2005년이나 2006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제가 살던 도시에 스케이트숍은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 해키색이나 익스트림 스포츠 잡지, 의류와 액세서리 등 2000년대 초중반 특유의 물건들을 파는 작은 상점 몇 곳이 전부였죠. 어느 날 형이 집에 돌아와, 그중 한 가게에서 손가락으로 실제 스케이트보드처럼 트릭을 할 수 있는 작은 스케이트보드를 판매하고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제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이전에도 저는 PS1으로 THPS를 플레이하며 스케이트보딩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용돈을 조금씩 모아두고 있었는데, 때로는 점심을 거르며 돈을 아끼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그 가게로 가 작은 스케이트보드를 하나 구입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을 ‘핑거보드’라고 부르지도 않았고, 그냥 ‘미니 스케이트’라고 불렀습니다. 제가 산 제품은 ‘No Rules’라는 브랜드의 보드였고, 데크에는 그들의 캐릭터가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정확히 같은 보드는 찾지 못했지만, 비슷한 제품을 온라인에서 본 적은 있습니다.
집에 돌아와 포장을 열었을 때, 저는 손가락만 올리면 바로 트릭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곧바로 달랐습니다. 올리(Ollie)는커녕 비슷한 동작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이 일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며 시간과 인내, 그리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도시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스케이트숍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후 점심값을 아껴 모은 돈으로 가끔씩 Tech Deck 핑거보드를 구입했고, 몇몇 친구들과 함께 학교 창틀에서 늘 연습하곤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즐거운 시기였습니다. 어느 순간 핑거보딩은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이 문화의 일부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인터넷과 온라인 커뮤니티, 새로운 콘텐츠의 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2009년 무렵에는 Yellowood 소속이던 다니엘 린드크비스트의 영상을 보고 큰 영감을 받았습니다. 당시 그의 영상은 제게 매우 인상적이었고, 제 동기를 한층 더 자극했습니다.
핑거보딩은 그 첫 ‘미니 스케이트’를 손에 쥔 이후 지금까지 제 삶의 일부로 남아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 저 역시 핑거보딩에서 멀어졌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몇 년 동안 전혀 타지 않거나, 씬을 거의 따라가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늘 제 곁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했습니다. 핑거보딩은 제 정체성의 일부이자, 제 삶 속에 깊이 자리한 존재입니다.
질문의 두 번째 부분, 즉 휠 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가장 큰 영감은 Joycult였습니다. 특히 매트 왓킨슨이 브랜드를 표현하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처음 그들의 인스타그램을 보았을 때, 제 반응은 단순히 “와”였습니다. 곧바로 한 세트를 주문했고, 제품을 받아본 순간 진심으로 감탄했습니다. OG 쉐입이었고, 제 기억이 맞다면 당시에는 베어링 락 시스템조차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그런 점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 휠이 정말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예전부터 언젠가는 스케이트보드 휠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품고 있었습니다. 다만 늘 스쳐 지나가는 생각에 가까웠죠. 그러다 핑거보딩 씬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새로운 브랜드와 아이디어들이 등장하는 모습을 보며 ‘왜 나도 한번 시도해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이 모든 것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앞서 길을 걸어온 사람들에게서 받은 영감, 그리고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출발점이었습니다.
(NY) 재료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핑거보드 휠에 적합한 소재를 선택할 때 어떤 점들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시나요? 이러한 선택은 일반 스케이트보드 휠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가요?
(PP)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과정의 대부분은 실험, 또 실험이었습니다. 그만큼 반복적인 실험이 핵심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재료의 특성이 제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감각과 정확히 일치하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단순히 또 하나의 휠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진정으로 프리미엄이라 부를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장 먼저, 제가 직접 사용했을 때 마음에 드는 소재여야 했습니다. 스스로 즐겁게 사용하지 못하는 제품을 다른 분들께 판매하는 것은 제게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핑거보드 휠과 일반 스케이트보드 휠의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주로 경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핑거보드 휠은 손가락 아래에서 실제 스케이트보드 휠이 발 아래에서 전달하는 감각에 최대한 가까운 느낌을 주기 위해, 더 단단한 재료가 필요합니다.
동시에, 그 재료는 충분한 탄성도 갖추어야 합니다. 장시간 사용에도 휠이 깨지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성질을 지니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NY) 핑거보드 휠을 처음부터 만드는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중 어느 정도가 수작업이거나 맞춤 제작에 해당하는지도 궁금합니다.
(PP) 공정의 모든 단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저희 ‘비밀 실험실’에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부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점은, 전반적인 방식이 실제 스케이트보드 휠 제작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이 과정에는 매우 많은 수작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작에는 상당한 물리적 노력이 필요하며, 대부분의 공정은 각 휠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도구를 사용해 매우 세밀하고 신중하게, 손으로 이루어집니다.

(NY) 스케이트보드 휠의 물성을 핑거보드 크기로 축소하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가장 컸나요?
(PP) 의심의 여지 없이 베어링 락 시스템을 개발하는 일이었습니다. 초기 프로토타입을 제작하던 당시에는 그 부분이 아마도 가장 큰 과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NY) 많은 스케이트보드 휠 브랜드에는 고유한 정체성과 문화가 존재합니다. 핑거보딩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느끼고 계신가요? 그리고 브랜드를 통해 그 문화와는 어떻게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PP) 네, 분명히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핑거보딩 문화는 스케이트보딩 문화와 매우 나란히, 거의 동시에 진화해 왔다고 느낍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 둘을 항상 같은 이야기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핑거보딩은 스케이트보딩 문화의 일부라고 생각해 왔고, 마치 하나의 큰 나무가 같은 뿌리를 공유한 채 서로 다른 가지로 뻗어 나간 모습과도 같습니다.
브랜드가 그 문화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의 문제는, 결국 커뮤니티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사람들이 저희 휠을 선택해 실제로 사용해 준다면,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교류이자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NY) 로고나 컬러 팔레트, 패키징 등 브랜드의 철학을 반영하는 특정한 브랜딩 요소들이 있을까요? 이러한 디테일들이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하다고 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PP) 분명히 있습니다. 저희 인스타그램 페이지를 살펴보시면, 모든 이미지가 서로 일정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분위기가 존재하죠. 이런 스타일은 제 개인적인 취향과 관심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저에게 영감을 주었던 것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영향을 주는 요소들이 시각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모두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하나의 완성된 결과라기보다, 계속해서 변화하고 축적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드리자면, 한때 1995년작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보고 큰 인상을 받아, 그 작품의 이름을 딴 스페셜 휠 릴리스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또 다른 예로는, 제가 좋아하는 플레이스테이션 2와 그 시대의 미학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해 LAB 로고를 PS2 로고와 유사한 형태로 디자인한 적도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서로에게 영향을 줍니다. 제가 LAB에 담고자 하는 것들은 무엇보다도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입니다. 그것이 제 철학이며, 열정과 정성, 그리고 나름의 ‘영혼’을 담아 제품을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NY) 핑거보딩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 고품질 휠이 갖는 의미를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업그레이드했을 때 어떤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PP) 초보자분들께 드리고 싶은 조언은 단순합니다. 직접 한 번 경험해 보시라는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대회 현장 등에서 좋은 구성의 완성 세트를 다른 분께 빌려, 손에서 어떤 느낌이 전해지는지 직접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솔직히 말해, 말로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 감각 자체가 어떤 설명보다도 분명하게 전달해 줄 것입니다.
특히 휠의 경우, 더 높은 품질의 제품으로 바꾸는 순간 차이를 바로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접지력, 그리고 손끝에서 들려오는 특유의 폴리우레탄 사운드까지—그 모든 것이 이전과는 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NY) 앞으로 핑거보딩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보시나요? 핑거보드 휠 역시 계속해서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렇다면 어떤 방식일지도 궁금합니다.
(PP) 3D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느끼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브랜드들이 3D 프린팅을 활용해 휠을 제작하고 있고, 현재 시점에서도 그 완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
다만 저에게 Lab Wheels는 조금 다른 방향에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손으로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이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이유로 현재 저희 제작 과정에서는 3D 프린팅을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질문의 두 번째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신소재가 등장할 것이고, 고품질 그래픽을 적용한 휠도 늘어날 것이며, 전반적으로 더 많은 혁신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NY) 디자이너이자 동시에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기술적인 부분과 창의적인 부분은 어떻게 균형을 맞추고 계신가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동기를 주는 과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PP)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직접 사업을 운영해 본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1년부터는 제 형이 제작 과정에 함께 참여해 휠 생산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저희 둘이 모든 드롭을 함께 책임지고 있으며, 여러분이 사용하고 계신 모든 휠은 저나 형이 직접 제작한 것입니다. 회사에 관여하는 인원은 저희 둘뿐이며, 그 외에 다른 구성원은 없습니다.
제가 가장 큰 영감을 받는 순간은 핑거보딩 커뮤니티로부터 전해지는 긍정적인 반응입니다. 그 반응은 항상 많았고, 저는 늘—그리고 앞으로도—LAB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이 곧 LAB의 일부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저희는 그분들을 위해 작업하고, 그에 대한 응답으로 깊은 지지와 애정을 받습니다. 그런 연결감이야말로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NY) 핑거보딩은 열정적인 지지층을 지닌 니치한 시장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계신가요?
(PP) 저는 특정한 비즈니스 모델이나 마케팅 프레임워크를 따르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것, 그리고 제가 직접 구매하고 싶을 만한 제품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희 휠이 전하고자 하는 것은 감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어린 시절, 오랫동안 기다리던 장난감이나 늘 꿈꿔왔던 새 만화를 처음 열어보던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시나요? 제가 말하는 감정이란 바로 그런 종류의 설렘입니다.
만약 누군가가 새로 포장된 Lab Wheels를 열었을 때, 그와 같은 순간적인 설렘을 느낀다면, 저는 저희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NY)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PP)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고,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늘 응원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실험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홍콩에서 활동 중인 저희의 소중한 친구 Eric, 많은 분들이 Guaiguaichai라는 이름으로 알고 계신 그에게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지난 4년간 그는 저희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도와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피터 필리포프
인스타그램: @labwheels



